쿠데타와 한국 사회
쿠데타와 한국 사회
  • 강명수 기자
  • 승인 2006.09.24
  • 호수 15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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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웅<사회대·사회학과> 교수 인터뷰

‘우리나라에서 쿠데타는 그것이 가진 사전적 의미 이상의 무엇이다. 태국에서 벌어진 쿠데타의 현상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반응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봤다. 편집자주’

쿠데타란 무엇인가


쿠데타란 무력, 즉 군사력을 지닌 사람이 결코 민주주의적이지 않은 강압적인 행위를 통해 정당한 정권을 부당하게 탈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쿠데타는 정상적인 것을 비정상적으로 만드는 행위이다. 수많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이지만, 불행하게도 역사 속에는 수많은 쿠데타가 존재했다. 

쿠데타는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가


현실적으로 쿠데타는 주로 무기를 가진 군인들에 의해 일어난다. 따라서 두 가지 성격을 지닌다. 첫 번째는 군부에 대한 외압과 군부 전체의 문제점이 존재할 때, 군인들이 위협을 느끼면 쿠데타를 일으킨다.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에서 쿠데타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그랬다. 당시 사회의 엘리트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관학교 출신의 군인들이었는데, 그들이 국민들의 사회적 비판 앞에 위협을 느끼곤 쿠데타를 일으켰던 것이다.

두 번째는 국내의 정치와 경제가 극도로 혼란해 정치적 수단으로는 미래가 개선될 가망이 없는 것처럼 보일 때 쿠데타가 일어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이 일으킨 쿠데타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태국의 쿠데타는 어떠한 경우인가


태국에서는 쿠데타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독실한 불교 국가이며 살생을 금지하는 태국에서 이런 일이 자꾸 일어난다는 건 결국 정치인들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태국의 쿠데타는 피를 흘리는 유혈 사태가 없다는 게 커다란 특징이다. 노동 운동에서조차 피를 흘리는 우리나라와는 무척 다르다. 혹시 종교적인 믿음 때문이 아닐까?(웃음)

태국의 지도자인 탁신 치나왓 총리는 그 전부터 구설수에 올라 있었다. 가족들의 부패와 부정 축재의 온상이며, 또한 총리 자신이 태국 제일의 재벌이기도 했다. 사리사욕을 취하는 데 정권을 이용해 온 탁신 총리에 대해 국민들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이번 쿠데타가 일어났고, 또 특별한 반대 운동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신망을 받는 국왕이 이번 쿠데타를 추인한 것도 그만큼 탁신 정부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는 것 아닐까?

무능한 정부를 한 번에 쓸어 낸다는 점에서 쿠데타를 매력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얼마 전 한나라당 대변인이 정부는 이번 쿠데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사석에서라면 몰라도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입에 담아선 안 될 부적절한 말이었다. 나는 학생들의 말 또한 그런 맥락으로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이 불만스러운 현실 문제들을 해소할 방법을 잘 모르니까,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우니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실을 좀 바꿔 볼 방법을 찾다가 그 와중에 조금 극단적인 의견을 말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국민들이 절대로 쿠데타를 원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무력에 사회질서가 짓밟히는 쿠데타를 찬양하는 학생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쿠데타가 아니라 문제 해결 방법을 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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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1 19:56:45
이 글은 쿠데타의 사전적 의미와 주로 군사력으로 정당한 정권을 무력으로 탈취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국에서 발생한 최근 쿠데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과 국민들의 반응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쿠데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