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통합을 위해’, 통섭원 2일 개최
‘지식의 통합을 위해’, 통섭원 2일 개최
  • 양영준 기자
  • 승인 2006.09.17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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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이상욱 교수 발제 눈길 끌어

학문의 통합을 목표로 한 연구단체 ‘통섭원(統攝苑)’이 지난 2일 이화여대 내에 문을 열었다. 통섭이란 말은 하버드대 에드워드 윌슨이 미래의 과학연구는 사회과학이 사라지고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통합적 형태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의 우리말 번역본 책 이름이다. 역자 중 한 사람인 최재천<이화여대·생명과학>석좌교수가 서울대에서 이화여대로 옮기면서 통섭원이라는 윌슨의 생각과 맥이 닿는 지적교류의 장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학자가 통섭의 가능성과 방향 혹은 윌슨의 통섭에 대한 생각이 담고 있는 문제점 등에 대해 논의하는 개원 기념 심포지엄이 이화여대 종합과학관 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의 제1부는 역사적으로 여러 학문의 틀을 넘어 종합적인 체계를 세우려고 했던 대표적인 역사적 시도들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모든 학문의 시작이라 일컬어지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우리나라 철학과 서양과학을 전통적인 학문 체계 속에 포섭하려고 했던 최한기까지 어떻게 지식을 엮어 통일적인 체계를 세우려고 했는지를 논의했다.
제2부에서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분야를 뛰어넘는 시도들을 살펴봤다. 세상의 모든 힘들을 일관되게 설명하려는 대통일 이론·진화론적 설명·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제3부는 이러한 통일적인 학문 체계를 세우려는 시도들이 정당한 것인가, 미래는 있는가를 깊이 있게 따져보는 자리였다.
특히 우리학교 이상욱<인문대·철학>교수가 2부 첫 번째 ‘물리학 이론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발표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통섭의 가능성과 방향, 윌슨의 통섭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물질의 근본물질에 대한 물리학적 탐구의 최근 경향을 살펴봤다.  핵심은 흔히 '모든 것의 이론'이라 불리는 초끈이론 등은 모든 것을 설명하는 이론이라기보다는 특정 물음(세계의 근본물질이 무엇이고 그들의 특징이 무엇인가)에 대한 중요하지만 제한된 답변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초끈이론 만의 특징이 아니며, 물리학 이론 전반 그리고 과학이론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즉, 과학적 설명이란 항상 구체적인 물음에 대해 우리의 이해를 높여줄 수 있는 이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과학이론이 제공해주는 설명은 설명대상의 특정 측면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학적 설명의 성격에 근거할 때 윌슨이 추구하는 환원론적 색채가 짙은 통섭은 방향설정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보다 비엔나 모임의 중요 철학자였던 노이라트가 추구했던 통합과학의 노력, 즉 서로 다른 문제를 풀기위해 노력하는 과학이론들 사이의 수평적 연대와 생산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공통 언어기반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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