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기-안산배움터 규찰대
동행취재기-안산배움터 규찰대
  • 성명수 기자
  • 승인 2006.09.17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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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밤을 지키는 규찰대를 만나다
안산배움터 특유의 밤안개가 자욱하게 내린 지난 14일 밤. 호수공원의 잔잔한 물결과 창의인재교육원에서 발하는 불빛이 가득한 본관 앞 도로에 건장한 청년 둘이 나타났다. 캠퍼스의 밤을 지키는 규찰대 학생들이다. 규찰대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활동하는 학생들을 가리킨다.
지난 주 월요일부터 총 27명의 학생들이 3개조로 나뉘어 교대로 활동하고 있는 규찰대는 하루 동안 9명의 학생들이 규찰 활동을 펼친다. 학내를 순찰하는 내곽 1조, 캠퍼스 밖을 담당하는 외곽 2조 등 모두 3조로 운영된다.
규찰활동이 시작되는 오후 10시가 조금 지난 무렵, 규찰활동을 시작한 학생 두 명이 기자들에게 목격됐다. 그들은 언정대 뒤편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자는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아, 오늘 취재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같이 가시죠.”
기자들이 만난 규찰대원은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임종호<경상대·경영 99>, 김재훈<경상대·경영 00>이었다. 취업전선에도 나서야 하고 졸업준비도 해야 하는 ‘고학번’ 선배들이다.
취업난이 심하다고들 하는데 규찰대 선배 경쟁률로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번 학기에도 규찰대원 27명을 선발하는데 총 57명의 지원자가 몰려 2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아무래도 규찰활동이 야심한 시간에 오랜 시간을 걸어야 하다 보니 군대를 다녀온 고학번 남학생들을 선발하는 것 같아요.”
기자와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두 학생은 규찰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주차장 구석을 손전등으로 이리저리 비춰 보는가 하면, 잔디밭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학생들이 보이자 갑자기 말을 멈추고 그 곳을 응시하기도 한다.
“저희 역시 캠퍼스에서 술도 먹어 봤고 밤늦게까지 놀아 봤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융통성 있게 넘어가는 편입니다. 취기를 못 이겨 가끔 호수공원에 뛰어드는 학생들도 있고 사용이 금지돼 있는 노천극장의 조명을 이용해 술을 마시는 학생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렇게 지나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규찰대원들은 어느덧 정문 앞을 지나 게스트 하우스를 지나고 있었다. 여름을 지나 가을로 향하고 있는 안산배움터의 밤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함께 길을 걷고 있는 동안에도 두 학생은 끊임없이 규찰대 조장을 비롯한 다른 대원들과 무전을 교환한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남학생 2, 3명이 한 조를 이뤄 4시간에 걸쳐 순찰을 하다 보니 서로 친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 군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교환하다 보면 규찰 활동이 끝나고 난 뒤 술자리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학생도 규찰대원을 뽑아 남자 1명, 여자 1명으로 조를 이뤘으면 한다는 소망 아닌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유리가 깨지고 타이어가 사라진 폐차를 바라보며 “위험할 것 같은데…”라는 우려를 거두지 않는다.
인적이 드문 생태공원을 향해 걷는 규찰대원들의 뒷모습을 본다. 규찰대원들이 입는 옷 때문에 경비라는 놀림도 받고 환경미화원 같다는 오해도 받는다. 드넓은 캠퍼스를 누비는 규찰대원들 덕에 좀 더 안심하고 야간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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