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호 특집호 축사] 정준희 중대신문 편집국장
[1500호 특집호 축사] 정준희 중대신문 편집국장
  • 정준희<중대신문 편집국장>
  • 승인 2019.09.23
  • 호수 1500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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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지 말고 살아야 한다

▲ 정준희<중대신문 편집국장>

한대신문 1500호 발행을 축하드립니다. 한대신문은 발 빠르게 학내외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해왔습니다. 그동안의 노고는 한대신문을 한양대와 학생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학내 대표언론일 뿐만 아니라 한대신문은 대학언론의 모범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500호 발행과 더불어 한대신문은 올해 환갑을 맞이했습니다. 평균수명이 짧았던 과거 환갑을 맞이한 사람에게는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수명이 크게 늘어난 오늘날 환갑잔치는 축하보다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계기입니다.

60주년을 넘어 80주년, 100주년을 맞이할 한대신문도 단순히 장수를 기뻐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든 단체든 60년 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60주년을 맞이해서 떠올리는 고민이 ‘살아남기’에 대한 걱정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대학언론에 대한 학생의 무관심과 거듭되는 인력난은 모든 학보사가 온몸으로 체감하는 문제입니다. 독자가 줄어들어 많은 학보사의 발행 부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시에 학보사 인원 규모도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와 같은 당장 눈앞에 닥친 곤란 때문에 다음 학기에도 학보사를 살아‘남게’ 할 방안을 찾는데 매달리기 쉽습니다. 무엇을 하면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할지, 어떻게 더 많은 기자를 채용할지 고심합니다. 올바른 취재와 공정한 보도 등 진부하지만 중요한 가치에 대한 생각은 잠시 미루게 됩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학언론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합니다. ‘산다’는 행위는 생존에 급급해 존재 이유를 잊지 않는 일입니다. 갖은 수단을 모색해 살아남는다고 해도 본질을 잊는다면 생존한 까닭이 없습니다. 

각 대학 언론은 대학공동체를 기록하는 공신력 있는 매체입니다. 학내구성원의 목소리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는 소통창구이기도 합니다. 구독자와 기자가 줄어도 그 무게는 줄지 않습니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가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무게를 지닙니다. 한대신문은 빛나는 예지와 힘찬 붓놀림으로 해결할 것을 믿습니다. 다시 한 번 한대신문 60주년과 1500호 발행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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