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호 특집호 축사] 엄태웅 3대 편집국장
[1500호 특집호 축사] 엄태웅 3대 편집국장
  • 엄태웅<3대 편집국장>
  • 승인 2019.09.23
  • 호수 1500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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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신문, 교훈을 주는 신문

▲ 엄태웅<3대 편집국장>

한대신문이 1500호를 맞이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랍고 경이로웠습니다. 마치 다 큰 자식이 멋지게 독립한 모습을 보는 느낌입니다. 동시에 제 생일과 이번 1500호 발행이 같은 날이라는 것도 굉장한 우연이자 인연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1500호는 제 생일을 맞이해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그만큼 한대신문은 제 자식 같고 소중하기만 합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발간 때마다 집으로 오는 한대신문을 볼 때마다 반갑고 그 모습이 매우 예쁩니다. 친자식보다 아끼면 아꼈지 덜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온 신문을 보고 있노라면 반갑고 그 신문을 만든 후배 기자들이 더없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대신문이 앞으로도 더욱 성장하길 바랍니다. 동시에 후배 여러분도 신문과 함께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우리나라 대학 사회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우수한 신문이 되는 것도 상상해봅니다. 물론 아무런 노력 없이 그 자리에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후배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창간 이래 지금까지 발전해온 모습을 바라본 입장에서 그 자리에 오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대신문은 저에게 있어 팔다리처럼 중요한 존재입니다. 동시에 제가 키우는 자식이며 앞으로도 지금까지 잘해온 것처럼 잘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신문사의 초석을 닦은 특기인 제가 한대신문의 과거를 돌아보면 아득하기만 합니다. 1959년 만들어진 한대신문사는 황량한 불모지와도 같았습니다. 그런 신문사에서 신문을 내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함께 일한 동료의 노고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기사를 썼고, 자신의 몸을 던져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걱정이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과 걱정도 신문 발행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그 신문이 60년을 지나 1500호를 맞이한 것입니다.

1500호를 맞아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말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활동하던 당시와 지금의 신문사는 너무나도 다르다’ 그때만 해도 한대신문은 4면에 불과했고 각 기자가 기사를 쓰고 주간 교수가 확인하면 바로 신문이 나갔습니다. 그만큼 그때와 지금은 같은 신문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는 것 자체가 조심스럽습니다. 오히려 제가 건넨 조언이 지금의 사정과 맞지 않아 신문사에 방해가 될까 두렵습니다. 그런 조언 대신 너무나 잘 해내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모습을 보면 제 기대를 이미 뛰어넘고 있습니다.

신문사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제가 되새기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대학 교훈인 ‘사랑의 실천’입니다. 사실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우리 학교 설립자 백남 김연준 선생님이 남긴 이 교훈은 모든 곳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신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의 실천 정신으로 신문을 만든다면 그 결과물은 틀림없이 빛날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랑의 실천과 함께라면 신문사의 일도 만사형통일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한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행당산에 자리 잡은 우리 신문사도 한강의 좋은 기운을 받고 있습니다. 샘에서 시작한 물길은 강으로 모이고 결국은 넓디넓은 바다에 도착합니다. 이처럼 한대신문도 한강의 기운을 이어받아 학교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으로 그리고 세계로 뻗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다시 한번 한대신문의 15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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