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호 특집호 축사] 김종량 한양대학교 이사장
[1500호 특집호 축사] 김종량 한양대학교 이사장
  • 김종량<한양대학교 이사장>
  • 승인 2019.09.23
  • 호수 1500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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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 미래와 함께하는 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 김종량<한양대학교 이사장>

한대신문 지령 1500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959년 한양대학교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발간했던 창간호로부터 1500호에 이르는 동안 한대신문 속에는 단순히 세월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속에는 암울한 시대를 향한 학생들의 분노도 있었고, 한양이 처한 상황에 대한 따끔한 비판도 있었으며, 학생 교수 직원 동문들의 소통의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기사들이 모여 오늘 한대신문의 역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그것이 바로 한양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1500호가 발간되기까지 한대신문에는 많은 선배들의 노고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활판인쇄를 하던 시절, 잉크 냄새나는 인쇄소에서 밤을 새우고 때로는 윤전기를 세우고 기사를 다시 수정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새벽녘에 인쇄가 끝난 신문을 부둥켜안고 학교로 돌아와 기자들이 직접 정문에 서서 등교하는 학우들에게 신문을 나눠주고 또 신문을 받아든 학우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열독을 하던 시절, 그 시절에 비하면 이제 제작의 환경은 나아졌지만, 기사를 두고 함께 토론하며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신문이 기록해놓은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에 대한 연대기적 기록이 아닙니다. 현재의 사실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고민과 그 고민에서 나온 의미 있는 해석이 보태지고 그것이 축적되면서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사 한줄 한줄은 그저 단순한 사실의 보도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느 시대건 철저한 기자정신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갈수록 신문 지면에 대한 신뢰도도 하락하고 또 그만큼 신문의 열독율도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학신문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비껴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옛 신문의 전성기를 돌아보며 막연히 부러워할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조할 일도 아닙니다. 이제부터 정작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지령 1500호가 아니라 앞으로 2000호, 3000호가 나올 수 있는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문의 역할, 신문기자의 사명에 대한 폭넓고 진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대신문을 읽는 사람, 즉 구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일입니다. 주구독자층인 학생들은 무엇을 원하고 교수들은, 직원들은, 그리고 동문들은 한대신문이 어떻게 변화하길 원하느냐를 알아야 올바른 변화의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구독자층의 요구와 함께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입니다. 철저한 기자정신으로 이 사회의 변화를 먼저 읽고 스스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지면에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 활자매체는 점진적으로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은 어떤 식으로 변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어느덧 1500호를 발행하게 된 한대신문이 한양 역사의 기록자이자 수호자였듯 이제 한대신문은 한양의 미래를 열어가는 멋진 소통의 장이 되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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