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1500호 유감(有感)
[장산곶매] 1500호 유감(有感)
  • 김종훈 편집국장
  • 승인 2019.09.23
  • 호수 1500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종훈<편집국장>

창간 60주년 지령 1500호. 한대신문의 역사에 참 뜻깊은 해이자 의미 있는 특집호를 맞이했다. 이번 1500호를 준비하면서 편집국장으로서 그리고 기자로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만큼 평소보다 다양한 감정을 느꼈다. 지금부터 필자의 1500호 유감(有感)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부담감’
이 감정은 1500호에 대한 최초의 감정이자, 가장 오래된 감정이다. 지난 여름방학 회의부터 1500호에 대한 부담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평소보다 두 배나 되는 신문을 내야 하거니와 필자가 신문사에 있는 동안 구경도 못 해본 면수였다. 기껏해야 12면 특집호가 전부였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방중회의 시작부터 어떤 아이템으로 늘어난 면을 채울지 고민했다. 하지만 아이템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고, 어쩌다 떠오른 아이템도 성에 차지 않았다. 형식적인 아이템으로 특집호를 채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 회의를 여러 번 거치고 나서야 모든 면의 아이템을 정할 수 있었다.

과거의 특집호를 펼쳐보니 부담감은 더했다. 특히 1997년 발간된 1000호는 무려 48면이다. 역대 한대신문 중 가장 많은 면 수를 자랑한다. 그 많은 면 수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16면을 계획하면서 쩔쩔매고 있는 필자의 모습이 초라해 보였다. 그래도 1000호를 보면서 48면도 냈는데 16면쯤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들기도 했다.

‘동질감 혹은 공감’
여러 아이템 중 편집국장인 필자는 10면과 11면을 장식한 ‘1500호 기념 동인 좌담회’를 맡았다. 좌담회에 참석한 선배들과는 초면인 데다가 나이 차이도 꽤 나서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어색함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좌담회에서 최고참인 14기 황경렬 선배님께서 그 시절의 한대신문 이야기보따리를 꺼내며 물꼬를 터주셨다. 그 이후로 사회자는 더 이상 필요 없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신문사 이야기가 이어졌다. 40년이 넘는 세월 차이에도 선배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대신문 기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신문사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어진 대화는 예상한 좌담회 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그날의 좌담회는 한대신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필자가 선배들과 동질감을 느끼게 해줬다.

이번 특집호를 준비하며 과거의 한대신문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 예전에는 도대체 어떤 기사를 썼는지, 어떤 코너가 있었는지 들여다봤다. 기사의 시각은 기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비슷한 학내문제, 사회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있었다. 다시 한번 공감과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동시에 내가 쓴 기사, 내가 낸 신문을 다른 누군가가 읽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유감(遺憾)’
1500호를 맞아 실시한 신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유감이었다. 사실 학보사에서 편집국장 아니 기자로 활동한다면 누구나 학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대신문 인식 설문조사를 기획할 때 필자도 어느 정도 이런 결과를 예측했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그 결과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다르다. 많은 학생이 한대신문의 존재 자체도 모른다는 사실은 꽤나 충격이었다. 매번 신문을 내는데도 바빠 신문을 알리는데 소홀했던 건 사실이다. 홍보가 부족했다는 것이 문제라는 걸 알았지만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이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한번 유감이다.

1500호를 준비하며 느낀 마지막 감정은 바로 ‘고마움’이다.
좌담회를 도와주시고 축사도 써주신 박형석 동인회장님, 바쁜 와중에도 후배들에게 한대신문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선배님, 각자 바쁜 신문사 일정에도 기꺼이 축사를 써준 정준희, 송채현 편집국장. 무엇보다 여름방학부터 특집호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한대신문 11명의 기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대신문은 뜨거운 여름부터 이번 특집호를 달려왔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진 요즘 뜨거웠던 여름도지나가 버린것을 느낀다. 1500호도 마찬가지로 오늘부로 과거의 신문이 됐다. 이제 필자는 1501호, 1502호를 위해 다시 한번 달릴 준비를 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