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성숙한 식문화로 발전하려면
가정간편식, 성숙한 식문화로 발전하려면
  • 전다인 기자
  • 승인 2019.09.08
  • 호수 1499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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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직접 재료를 다듬으며 오랜 조리과정을 거쳐야만 먹을 수 있는 근사한 요리들이 3분이면 식탁에 펼쳐진다. 식탁 위로 올라온 음식은 다름 아닌 ‘가정간편식’이다. 가정간편식이란 완전 조리 식품이나 반조리 식품을 짧은 시간 데우거나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냉동만두, 각종 찌개류 등으로 인기를 얻은 CJ의 비비고 브랜드, 3분 카레와 즉석밥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 오뚜기, 찌개 및 양념류 제품을 생산하는 청정원 등이 대표적인 회사다.
 
과거에는 △만두 △즉석밥 △카레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국 △스테이크 △폭립 등 그 종류가 다양해지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1조5천145억 원에서 지난해 2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고, 2022년엔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평균 2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이다. 

그렇다면 가정간편식이 유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가정간편식 시장의 주된 수요층은 혼밥 빈도가 높은 1인 가구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8 식품산업정보분석 전문기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소비층은 1~2인 가구(4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정간편식의 인기 원인 중 하나는 1인 가구의 증가”라며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시간이 적은 이들에게는 가정간편식이 간편하고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직접 해 먹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빨리 맛있는 음식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2017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이유로 ‘음식 조리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 51.5%, ‘맛이 있어서’가 44.2%, ‘직접 조리하는 것보다 저렴해서’가 34.8%로 나타났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백승원<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8> 씨는 “여름에도 식당에 가지 않고 집에서 라면 끓여먹는 것처럼 빠르고 손쉽게 맛있는 냉면을 먹을 수 있어 가정간편식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편리한 가정간편식이지만 포장재가 대부분 일회용이라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특히 가정간편식 소비의 증가로 인해 쌓여가는 아이스팩과 완충재 등의 포장재는 처리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이 교수는 “가정간편식은 상태 보존을 위해 각종 포장재를 사용하는데 이때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며 “기업은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포장법을 쓰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를 쓰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간편식 덕분에 집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빠르게 맛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정간편식 이용으로 다량의 쓰레기가 배출되면 환경이 파괴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가정간편식의 맛과 편의 증진을 위해 노력했던 것만큼 환경에 대한 고려도 동반돼야 할 시점이다.

도움: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우지훈 기자 1jihoonw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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