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에만 머무른 ERICA캠 제2외국어 수업
기초에만 머무른 ERICA캠 제2외국어 수업
  • 고다경 기자
  • 승인 2019.05.26
  • 호수 1496
  • 2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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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에는 다양한 제2외국어 수업이 개설돼 있다. 이번 학기 제2외국어 교양 수업으로 △기초 스페인어 △기초 일본어 △기초 프랑스어 강좌가 열렸다. 또한 초급 중국어 수업의 경우, 일부 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생이 수강해야 하는 ‘기초필수’ 과목으로 지정돼 있다. 일본어 수업의 경우,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회화 수업도 개설됐다. 하지만 모두 한 단계로만 이뤄져 있다.

이는 학교 내에서 학생들이 제2외국어 심화 내용을 학습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로 제2외국어 교양 수업을 수강한 경험이 있는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우리 학교 제2외국어 교양 수업은 매우 기초적인 내용에 그쳐 학교 내에서는 심화 학습이 이뤄질 수 없다”며 제2외국어 수업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이인숙<국문대 프랑스학과> 교수는 “학교 내 개설된 제2외국어 교양 수업은 도입 과정에 불과한 것”이라며 “언어 구사 능력이나 활용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초급 중국어 수업을 담당하는 김영철<국문대 중국학과> 교수는 “초급 중국어 강좌 수강 이후 지속적인 중국어 학습을 원하는 학생이 있지만, 학교 내에서는 심화 학습의 기회가 부족하다”며 “지속적인 제2외국어 학습을 위해 어학연수나 학원수업을 문의하는 학생도 있지만, 학습을 포기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각자 다른 실력을 지닌 학생들이 같은 수준의 수업을 들어야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김 교수는 “제2외국어 수업 수강생은 각각 다양한 외국어 실력을 갖고 있어 수업에 대한 기대가 저마다 다르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한정된 환경 속에서 학생의 다양한 수준을 고려해 수업 내용이나 진도를 구성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생들도 제2외국어 심화과정의 부재로 인해 학생의 다양한 언어 수준을 고려한 수업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A씨는 “특정 수준에 수업을 맞춘다면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학생은 심화 내용을 배울 수 없고, 해당 언어의 기초 실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단계별 제2외국어 강좌를 개설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언어 구사 능력이나 활용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기초 수준 이상의 학습이 필요하다”며 단계별 학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 또한 “초급 강좌 이수 후 심화 교육과정을 밟지 않으면 기존의 실력이 퇴보할 수 있다”며 학습의 연속성과 지속성을 강조했다.
 
학생들도 단계별 수업 개설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단계별 강좌가 개설되면 학생이 자신의 실력에 맞는 수업을 선택할 수 있고, 교수는 수강생의 수준에 맞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효과를 제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교양 교과목 개발 및 기획을 총괄하는 양주성<창의융합교육원 창의융합교육팀> 팀장은 “현재 여름방학 중으로 새로운 교육과정이 마련될 예정”이라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학생들의 제2외국어 학습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교과목 개편 과정에는 학교의 재정 상황 등의 문제가 수반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공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교과목 개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요구”라며 단계별 제2외국어 강좌가 개설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제2외국어 능력은 융합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김 교수와 이  교수 모두 “제2외국어 구사 능력을 기름으로써 사회 진출시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다”며 제2외국어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계적인 제2외국어 수업 개설을 위해 학교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학교 측에 교과목 편성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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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덕 2019-05-29 14: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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