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0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오동휴 ERICA 한대방송국(VOH) 실무국장
[창간 60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오동휴 ERICA 한대방송국(VOH) 실무국장
  • 오동휴
  • 승인 2019.05.12
  • 호수 1495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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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휴<ERICA 한대방송국(VOH) 실무국장>

봄눈이 하얗게 흩날리던 날 지하철을 탔습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은 다들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큰 창의 하늘과 나무와 우뚝우뚝 솟은 건물들은 뒤로한 채 다들 작은 창을 손에 꼬옥 쥐고 들여다봅니다.  
또 다른 세상입니다.  
세상 안의 또 다른 세상.
세상사는 소리가 작은 창을 통해 내게로, 누군가에게로 그렇게 각자에게로 갑니다.
무엇 때문인지, 왜 그런 건지,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어찌되었는지도 모른 채 그 창 속의 소리는 마구 할퀴고는 모른척하며 각자에게로 갑니다.
그렇게 작은 창에서만 서로들 떠들어대다가 멈춥니다.
어린아이에게조차 작은 창만 보여주고 보게 됩니다.

창 너머의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올바른 소리인지 어디까지 받아들여야하며 언제 멈춰야하는지 분간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곳에 한대신문이 우뚝 서서 자세히 분명히 제대로 넓게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한대신문은 늘 발 빠르게 학우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불편해하는 것을 알아채기 위해 노력했고 기사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노력이 한 사람, 한 사람의 하루를 조금 더 편안하고 조금 덜 불편하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들의 움직임 때문인지 우리는 점점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밀물처럼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작은 창 너머로 밀려오는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게 됩니다.
문득, 정지된 화면처럼 시선이 멈춥니다. 
내 손에 든 작은 창을 물끄러미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큰 창을 바라봅니다. 
빠르게 지나가 분간하기 어렵지만 자꾸 보려 애를 씁니다.
낯설어져버린 익숙했던 것들이 다시금 익숙해 질 수 있게 더, 더 애를 써 봅니다.
그렇게 조금씩 애쓰는 이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한대신문의 6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학교의 일원으로 이런 귀한자리에 축사를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빛나는 예지, 힘찬 붓줄기로 큰 창이 되어 한양대학교를 더욱 빛내주시기를 바라봅니다. 더불어 한대신문의 붓줄기에 VOH도 함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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