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 환절기 냉·난방 시스템
들쑥날쑥 환절기 냉·난방 시스템
  • 이예종 수습기자
  • 승인 2019.04.14
  • 호수 149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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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냉·난방 시스템은 모두 ‘에너지관리 규정’에 의거해 관리된다. 해당 규정 제6조 1항에 따르면 냉방은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난방은 11월 15일부터 익년 3월 15일까지 공급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온도차가 큰 환절기의 냉·난방 시스템 관리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 봄은 작년에 비해 낮은 온도를 보였다. 이에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는 3월 15일에 난방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판단해 각각 4월 12일, 4월 1일까지 난방을 추가 공급했다. 더불어 우리 학교 에너지관리 규정 제5조 1항에 따르면 냉방은 26도 이상, 난방은 20도 이하를 유지하게 돼 있다. 하지만 해당 규정대로 냉·난방을 시행하는 경우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돼 냉방공급은 25도, 난방공급은 24도로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양 캠퍼스는 에너지관리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채 유동적으로 난방공급과 냉방공급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 냉·난방 시스템은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에 충분치 않다. 하지만 양 캠은 냉·난방 공급을 더 확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서울캠과 ERICA캠 모두 정부로부터 강력한 에너지 감축 명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ERICA캠은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및 온실가스 목표관리 대상 사업장으로 정부의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다. 연간 50억 원을 에너지 예산으로 사용하고 있어 정부로부터 매년 3~5%가량 에너지를 줄이라는 명령을 받았다. ERICA캠 송양호<총무관리처 시설팀> 직원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정부 지원으로 노후 냉·난방 시설 교체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에너지 비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비슷하게 서울캠도 한 해 에너지 비용으로만 100억 원을 지출하며 에너지 관련 지출액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캠 김지용<관리처 시설팀> 대리는 “2015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대학으로 지정돼 에너지 사용량에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올해 역시 사용량을 초과해 배출권 매입에 추가로 1억 원을 지출해야 하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송 직원은 “환절기 포함 상시로 냉·난방 시스템 관련 민원을 받고 있어 구성원 모두의 불만을 이해하고 있다”며 “캠퍼스 자체적으로 연간 온도를 조사해 신규 기준을 세우고, 건물별 특성에 따라 세부 기준도 정하겠다”고 전했다. 김 대리는 “모든 구성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며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있는 대학으로서 에너지 비용 절감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채지형<자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더위나 추위로 인한 문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에너지 비용이 높아져 다른 예산이 감축되면 학생들에게 손해”라고 전했다. 이어 채 교수는 “강의실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학생들이 켜두고 간 에어컨을 끄거나 온도를 다시 설정하는 것”이라며 “사소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꼭 필요한 시점에 냉·난방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우리 학교는 중앙도서관과 각 단과대 열람실에서 24시간 냉·난방이 가동되고 있다. 또 단과대 별로도 냉·난방기를 자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강의실과 독서실이 있지만 이에 관해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A씨는 “어느 시설에 24시간 냉·난방이 공급되고, 냉·난방을 자율로 작동할 수 있는 단과대 강의실이 어딘지 학교가 알려주지 않아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는 냉난방이 공급되는 장소를 학생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또한 에너지관리 규정 제13조에 명시돼 있듯 에너지 사용량을 공시해 학생들이 스스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시원한 여름과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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