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과연 학생의 무관심이 원인일까?
[장산곶매] 과연 학생의 무관심이 원인일까?
  • 김도렬 편집국장
  • 승인 2018.11.25
  • 호수 1486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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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렬<사진·미디어부> 부장
▲ 김도렬<편집국장>

이번 주부터 우리 학교 양 캠퍼스는 2019년 총학생회(이하 총학) 투표 기간에 들어선다. 양 캠퍼스 총학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학생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펼쳤고, 이제 학생들의 냉엄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다니고 있는 서울캠은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선거운동기간 치고는 분위기가 다소 썰렁했다. 캠퍼스 내 붙어있는 몇몇 현수막과 홍보용 게시물 그리고 선거유세 행렬을 몇 번 마주친 거 외에는 평소의 캠퍼스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나마 필자는 학내 언론사 활동을 하므로 선거와 관련된 상황을 꾸준히 확인하고 신경을 썼다. 하지만 학보사에 들어오기 전 학내 사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1학년 때였다면 ‘선거를 하는구나’ 정도만 인지했을 것이다. 지난 21일에 진행된 서울캠 플라이하이(FLY HY) 선본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HIT 6층에서 진행된 이번 정책토론회에 일부 학우들은 시간을 내 참석했지만, 공청회 참가 인원 중 절반 이상은 본지를 포함한 학내 언론사 기자들과 총학 관계자들이었다. 처음 토론회 장소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협소한 공간으로 자리가 부족할 거라는 걱정은 의미가 없었다. 채 50명도 안 되는 인원이 참석한 공청회는 1시간 반가량을 진행하고 폐회했다.
 
사실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인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저조한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도 아니다. 총학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는 학생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무관심의 원인에 대해 냉철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사회 분위기가 변해서, 대학생들의 사고가 변해서 선거에 관심이 없어진 것일까? 우리 학교 서울캠의 경우 선거 관련 제도 및 진행 방식이 시대적 흐름과 별개로 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짧은 선거운동기간이다. 물론 단지 선거운동기간이 길어진다고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늘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현 선거운동기간은 그럼에도 매우 짧다고 느껴진다. 이번 서울캠 총학 선거운동기간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총 10일의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수업이 없는 주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선거운동기간은 단 6일이었다. 우리 학교 서울캠에 다니는 학우들의 수가 약 1만5천 명인 걸 감안하면, 선거운동기간이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 6일은 선본이 학생들의 투표를 권유하기도, 유권자 학생들이 총학을 검증하기도 부족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정책토론회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정책토론회는 선거운동기간 중 선본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다. 그러나 정책토론회도 선본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합의가 끝난 후 관련 공고가 나기 때문에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엔 시간적 제약이 크다. 이번 정책토론회의 경우에도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토론회 하루 전날 총학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됐을 뿐이다. 과연 서울캠 학생 중 정책토론회가 지난주 수요일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홍보가 잘되지 않아 학생 참여가 적은 채로 진행된 정책토론회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실상 6일의 선거운동기간과 홍보가 부족했던 정책토론회.’

서울캠 학생들은 이처럼 한정된 시간과 부족한 정보 속에서 선본의 자질과 능력을 판단해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에서도 선거에 관심을 가질 학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흔히 학생들이 과거보다 학생사회에 관심을 가지지 않기에 총학이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표면적인 현상을 원인으로 삼아 지적하는 건 이제 큰 의미가 없다. 그 이전에 현재 선거 관련 제도와 진행 방식이 많은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진정한 모델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에 대한 고찰이 없다면 총학 선거는 매년 결국 똑같은 문제를 반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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