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진짜 ‘기자’가 되는 중
[취재일기] 진짜 ‘기자’가 되는 중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8.10.15
  • 호수 148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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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 김민주<대학보도부> 정기자

“보고 싶은 뉴스와 봐야 할 뉴스 중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드라마 「피노키오」에 나온 대사다. 이 물음에 주인공 최달포는 콘서트 티켓과 암 발병을 예로 들며 “봐야 할 뉴스를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필자 또한 지난 호를 준비하기 전에는 보고 싶은 뉴스보다 봐야 할 뉴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필자는 어릴 적부터 ‘기자’를 장래희망으로 삼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그 상황을 보도한 기자들을 보며 꿈을 키웠다. 이들을 보며 기자가 가져야 할 제1의 가치관이자 유일한 목표는 ‘정의’라고 느꼈다. 그리고 ‘정의’는 사실과 정확한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기사로 실현된다고 생각했다.

입학하자마자 꿈에 그리던 학보사에 지원했고, 면접을 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당신이 생각하는 기자에게 중요한 가치관은 무엇인가?”이다. 필자는 ‘정의’라고 답했다. 수습 활동을 하며 기사를 쓸 때도 필자의 입장에서 ‘정의’라고 생각한 것을 주로 썼다. 기사 자체의 완성도에만 관심을 가졌고, 막상 기사의 존재 이유인 ‘독자’는 고려 대상에 없었다.

이번 2학기, 필자는 수습 기간을 마치고 정기자가 됐다. 정기자부터는 스스로 기사의 내용을 정하고 면을 구성해야 한다. 지난 호에 필자가 작성한 기사는 여름방학 때부터 준비한 기사였다. 준비과정에서 면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어려운 총학생회칙을 어떻게 풀어 설명할 것인지에 관해 선배들의 질문이 있었다. 그때는 그저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고 쉽게 풀어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인터뷰를 통한 취재는 필자가 예상한 답변을 받아 크게 무리 없이 진행됐다.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글의 구성보다는 내용을 어떻게 이을 것인지에 관한 고민만 했다. 기사를 다듬는 마감 과정에서 선배들은 ‘가독성’의 측면에서 계속 우려를 표했지만, 이때까지도 필자는 독자에 대한 고려를 크게 하지 않았다.

그러나 면에 기사와 인포그래픽을 넣어 구성하는 조판 과정 후에 면을 완성해 보니 상상하던 것과는 거리가 먼 기사가 나왔다. 쉽게 풀어 쓴다고 했지만 모든 조항을 풀어 설명할 수 없었기에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생겼다. 조항을 정리한 표를 추가해 이해를 도우려 했으나 오히려 더 읽기 싫은 글이 돼버렸다. 조판을 하고 나서야 이를 깨달은 필자는 독자들의 반응이 두려워 주말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 기사를 읽은 과 동기는 어려운 내용으로만 구성돼 중간 중간에 쉬는 부분이 없어 읽다가 지쳐버렸다고 했다.

기사를 써 부장께 처음 보였을 때, 우려로 가득 차 흔들리던 눈빛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 눈빛을 되새기며 생각한다. 기사는 기자가 쓴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기사가 독자에게 전달돼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드라마 「피노키오」를 떠올려 본다. 진짜 기자는 ‘봐야 할 기사’를 ‘보고 싶은 기사’로 만드는 사람이다.

한대신문 기자로서 14번의 신문 발간이 남아있다. 그 뒤에도 필자가 한대신문에서 기자로 활동할지는 미지수지만 ‘진짜 기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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