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문화예술을 실어 나르다
지하철역, 문화예술을 실어 나르다
  • 조수경, 임해은, 이율립, 정서윤 기자
  • 승인 2018.10.15
  • 호수 1483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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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공간이었던 지하철역이 변하고 있다. 지하철역 내에 문화예술 공간이 하나둘 생기며 삭막하고 칙칙했던 지하철역은 저마다 다채로운 색을 담기 시작했다. 하루에 약 800만여 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한 공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지하철역이 어떤 문화예술을 실어 나르고 있는지 살펴보자.

예술과 나를 연결하다, '고리'

▲ '고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 '상상 지하철'이다.

혼잡한 환승역의 대명사로 불리는 신도림역.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이곳은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렇게 번잡한 지하철역 안에도 잠시 마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예술과 시민을 연결하는 곳, 신도림예술공간 ‘고리’이다.

신도림역 3번 출구 지하에 위치한 고리는 총 3개의 전시실과 4개의 연습실로 구성돼있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전시 작품과 연습실에서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는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각각의 공간은 그림, 악기, 연극과 같은 여러 동아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장소 대관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전시실 중 하나인 ‘다목적홀B’에서는 생활예술 동아리들의 공동 연합전시인 ‘모두의 전람회’가 분기마다 운영된다. 이외에도 공간이 마땅치 않아 전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아마추어 동아리와 작가에게 전시장을 대관해줘 재능 표출의 발판을 마련해준다.

또한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간단한 요리와 식사를 함께 하며 매회 색다른 문화예술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인 ‘감성식탁’이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새로운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특별한 인간관계의 고리도 덤으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고리는 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 대여와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다면 이 ‘고리’에 나를 연결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만의 소소한 행복이 시작될 것이다.

글·사진 조수경 기자 skanna@hanyang.ac.kr

이곳의 주인공은 나야 나! ‘서울메트로 미술관'

▲ '서울메트로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의 모습이다.

‘경복궁역’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도 경복궁일 것이다. 하지만 발걸음을 조금만 옮기면 일반인 예술가들의 놀이터, ‘서울메트로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기자가 ‘서울메트로 미술관(이하 미술관)’에서 관람한 전시는 ‘동아리네트워크 아마추어展’이다. 전시는 △미디어 예술 △사진 △수공예 △아날로그 게임 △크로키 등 서로 다른 특색을 가진 동아리 작품들로 이뤄졌다. 해당 전시에서 가장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곳은 ‘청춘백서’ 구역이다. “당신에게 청춘이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관람객의 답변이 적힌 종이 자체가 작품이 되는 곳이다. ‘어설픔’이라고 답한 20대부터 ‘항상 청춘인 줄 알았건만 이제 경복궁 둘러보는 것도 힘이 든 것이 청춘이 가고 있구나’라고 작성한 70대까지. 답변지는 곧바로 작품이 된다. 이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미술관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시회장의 작품이라는 것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펜을 꺼내 드는 것, 종이를 펼치는 것만으로도 예술은 시작된다.

이 미술관의 전시는 아쉽게도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정도만 진행된다. 대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이곳은 올해 말까지 예약이 다 가득 차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잠이 덜 깬 채 올라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동 수단이었던 지하철. 이제는 일반인 예술가 그리고 관람객의 예술 무대가 됐다. 우린 그저 서울메트로 미술관이라는 무대 위에서 뛰어놀기만 하면 된다.

글·사진 임해은 기자 godms0328@hanyang.ac.kr

다섯 가지 재미를 만나다! ‘오!재미동’

▲ 충무로역사 내 '오!재미동' 아카이브의 풍경이다.

한국 영화의 메카 충무로. 그 수식어를 증명하듯 충무로역 또한 영화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다. 제작사들이 하나둘 충무로를 떠나며 본연의 색이 바래는 듯했지만, 충무로역 안에 위치한 ‘오!재미동’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한국 영화 역사의 흔적을 지키고 있다.

충무로역 지하 1층에 자리한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카이브 △전시실 △창작지원실 △극장 △교육실의 다섯 공간에서 각각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에서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나 만화 등 다양한 서적과 DVD를 접할 수 있으며, 전시실에서는 신진작가의 전시회를 만날 수 있다. 극장에서는 주로 단편영화와 독립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아카이브의 DVD는 우리로 하여금 영화의 변천사를 살펴보게 한다. 무성영화의 대가 찰리 채플린의 컬렉션부터 현대의 「레이디 버드」까지, 오!재미동은 영화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한편에 마련된 모니터 룸은 소박한 나만의 영화관이 된다.

아카이브 옆 전시실에서는 송민선 작가의 ‘어른들의 데칼코마니’전이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무표정한 어린아이가 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누르는 모습과 지친 몸을 욕조에서 푸는 모습 등의 조소 작품들은 어린아이에게서 어른의 향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역을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를 걷다 보면 한편에서 잠시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복도 쪽으로 놓인 테이블에 앉아 가만히 책을 읽다 보면 아카이브 밖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잠시 단절된다. ‘오!재미동’은 그렇게 바쁜 일상 속 문화 공간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글·사진 이율립 기자 dbfflq1225@hanyang.ac.kr

‘G밸리’, 4차 산업혁명을 엿보G!

▲ 'G밸리 테마역 전시시설'에서 볼 수 있는 드론이다.

‘4차 산업혁명’, 이는 우리 삶에 어느새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익숙함에 의해 4차 산업혁명만의 특별함이 묻혀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위치한 ‘G밸리 산업관광 전시시설(이하 G밸리)’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발전상을 알리고 서울 시민들에게 4차 산업 관련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4차 산업의 의미를 전달한다. G밸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있는 가리봉동, 가산동, 구로동의 영문 공통 이니셜을 딴 애칭이다.

이 전시시설은 금천구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9개 업체로 이뤄졌다.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G밸리라는 두 가지 테마로 전시된 이곳은 구로공단의 낙후된 이미지를 쇄신하고 첨단 산업단지의 상징성을 제고하기 위해 조성됐다.

전시 공간에서 시민들은 주요 전시 콘텐츠인 △드론 △로봇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VR·AR △3D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을 직접 체험해보며 익숙함 속에서 잊고 있었던 4차 산업혁명의 특별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G밸리 캐릭터 인형 기념품 전시 공간과 포토존에서 사진 찍고 있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4차 산업혁명을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G밸리 산업관광 전시시설’은 가산디지털단지역 지하1층 우림라이온스밸리 A동 출구와 지하철 5번 출구 사이에 위치해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되기 때문에 여유롭게 관람하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이다.

글·사진 정서윤 기자 kate051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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