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사설] 지금, 사는 대로 생각하진 않는지?
[교수사설] 지금, 사는 대로 생각하진 않는지?
  • 김지은<기술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8.10.08
  • 호수 1482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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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가끔 거리에서 보는 엉뚱한 불어 간판을 읽고 살짝 웃음이 나는 것 외에도, 철학자들의 좋은 글귀들을 곱씹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Vous...
Vous devez vivre comme vous pensiez,
sinon aussitôt vous penseriez comme vous vivez.’’
- Paul Valéry (1871~1945)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프랑스 시인이자 철학자인 폴 발레리의 이 명언은 국내 다수의 책에서 번역되었고, 누군가는 나처럼 인생 명언으로 이메일 메시지 끝 서명 란을 통해 메시지를 기억한다.

생각 (팡세, Pensées), 하루에 얼마나 생각할 시간이 있나요?

바쁜 일상에서 가끔은 생각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푸념하면서도, 막상 생각할 기회가 있으면 지금의 나의 생각을 투정이나 쓸데없는 고민으로 취급하지는 않는지? 생각보다는 실천하라는 청년에게 전하는 수많은 메시지 속에서 생각에 대한 자신의 중심이 흔들이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쉽게 사는 대로 생각한다. 아침 출근길에 길이 막히면, 서울은 항상 그렇지 뭐,  팀플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원래 팀 프로젝트는 어려워 라며 쉽게 포기하고, 퇴근길 힘든 하루에 대한 위로는, 다들 그렇지 뭐...라고 치부해버린다. 너무나 쉽게 나의 삶의 환경과 조건에 순응하고, 삶의 단상을 전체로 믿어버리기까지 한다.

생각에 대한 폴 발레리의 명언은, 내가 생각하지 않는다면,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지배당해 살게 되진 않을까란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든 페이크 뉴스를 쉽게 믿고, 동질 집단에서의 소소한 불평불만은 불씨가 되어 크게 동요하게 된다. 교수로서 점점 내가 읽는 글보다 쓰는 글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나의 생각을 담은 말과 글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내가 고민한 사회문제들, 나의 전문분야에서 주장하는 이론들에 대하여, 학생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질문을 한다. 하지만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마지막 질문을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로 생각한다면, 평생 누군가의 불완전한 생각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의 주체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활을 하고 싶다면, 내가 꿈꾸는 30대, 40대처럼 살고 싶다면, 생각하는 대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조건과 환경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의심해보자,

“나는 지금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진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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