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3 농구, 대중화의 문을 두드리다
3대3 농구, 대중화의 문을 두드리다
  • 조수경 기자
  • 승인 2018.09.17
  • 호수 1481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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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농구 코트 절반에 해당하는 작은 경기장과 현저히 적은 수의 선수들. 3대3 농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농구와는 조금 다르다. 아직 ‘길거리 농구’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3대3 농구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잇따라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라는 하위문화의 딱지를 떼고 대중적인 스포츠로 뻗어 나가고 있다.

3대3 농구가 대중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었던 이유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과 스포츠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스포츠 미니멀화’ 현상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김도균<경희대대학원 스포츠산업·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스포츠계는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는 추세”라며 “3대3 농구는 좁은 공간, 적은 인원, 짧은 경기 시간이 특징인 소규모 스포츠이기 때문에 5대5 농구보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다”고 이러한 현상을 설명했다.

또한 경기 시간이 10분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3대3 농구의 매력 중 하나다. 3대3 농구만의 빠르고 화려한 경기 진행 방식은 대중들이 *스낵컬처로 소비하기에 제격이다. 김 교수는 “3대3 농구는 공격시간이 12초로 제한돼있어 공격 패턴이 빠르고 역동적”이라며 “덕분에 대중들이 SNS를 통해서도 경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어 디지털형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평소 3대3 농구를 즐겨 본다는 김황휘<예체대 스포츠산업학과 16> 씨도 “3대3 농구의 매력은 빠른 진행과 화려함”이라며 “5대5 경기에서는 보기 어려운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가 가득해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경기장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해 관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DJ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댄스 공연과 치어리더 응원도 쉽게 볼 수 있어 누구나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에 김 교수는 “3대3 농구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대표적인 스포테인먼트”라며 “이러한 스포츠는 여러 문화와 결합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3대3 농구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스포테인먼트 요소를 통해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침체된 한국 농구계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2일에 마무리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남자 3대3 농구팀이 은메달 획득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한국농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 교수는 “3대3 농구는 선천적인 신체조건보다 힘과 기술이 중요하다”며 “3대3 농구를 통해 이러한 능력을 갖춘 선수를 많이 육성한다면 한국농구 발전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아마추어 중심의 생활체육에 불과했던 3대3 농구는 자체만의 매력을 검증하며 대중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직 낯설고 어색한 종목이지만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3대3 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스낵컬처(snack culture): 스낵(Snack)과 문화(Culture)가 합쳐진 말로,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도움: 김도균<경희대대학원 스포츠산업·경영학과> 교수
정주엽 기자 jooyup1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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