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 기준의 새로운 변화, 플러스 사이즈
미(美) 기준의 새로운 변화, 플러스 사이즈
  • 황가현 수습기자
  • 승인 2018.06.04
  • 호수 1479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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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cm가 넘는 큰 키와 48kg이라는 비현실적인 몸무게. 이러한 신체조건은 어느새 대한민국 패션계에서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여성 모델의 평균 사이즈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깨지기 어려워 보이던 패션계의 엄격한 기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바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 ‘내추럴 사이즈 모델’로 불리는 이들이 그 예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란 기성복의 표준 사이즈보다 큰 100 사이즈 이상을 입는 모델을 말한다.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내추럴 사이즈 모델은 주로 기성복의 77 사이즈를 입는다. 패션계의 고정관념에 역행하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지난 2016년 ‘사람마다 다른 스포츠 브라 사이즈’ 화보 시리즈에 최초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했는데, 해당 화보는 인스타그램에서 약 8만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깡마른 몸매의 모델을 선호하던 기존 쇼핑몰들 사이에서 77-100 사이즈 전문 쇼핑몰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플러스 사이즈 쇼핑몰 ‘제이스타일’은 3년 연속 전속 모델을 선발할 만큼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플러스 사이즈가 대중에게 각광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국내 최초의 내추럴 사이즈 모델인 박이슬<사회대 사회학과 13> 양은 ‘자기 몸 긍정주의’를 그 이유로 꼽았다. 자기 몸 긍정주의란 사회적 미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플러스 사이즈 셀럽들은 자신의 신체적 조건을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서 소비자에게 어필하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신동은 실제로 홈쇼핑에서 110 사이즈 패딩의 모델로 직접 나서 ‘완판 신화’를 썼다. 기존의 모델들이 보여주던 비현실적인 옷 매무새가 아닌, 현실적이고 친근한 옷 매무새가 소비자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 양은 “이전보다 다양해진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등장한 것이 바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내추럴 사이즈 모델의 등장은 곧 ‘마른 것이 아름답다’는 편견을 깰 뿐만 아니라, 체형과 몸무게에 상관없이 모두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 양은 “대중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처럼 다양한 모습의 모델을 접하다 보면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스스로를 사랑하는 모습에서 비롯되는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사회를 위한 행보에 박수를 보낼 때이다.

도움: 박이슬<사회대 사회학과 13>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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