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우들이 함께 하는 축제를 위해
장애 학우들이 함께 하는 축제를 위해
  • 임해은 기자
  • 승인 2018.05.14
  • 호수 1477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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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는 각각 ‘라치오스:비상(RACHIOS;BISANG)’과 ‘스콜(SQUALL)’이라는 이름의 봄 축제를 진행한다. 

서울캠, 장애 학우들을 위한 배리어프리존을 설치할 예정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하는 축제에서 소외되는 학우들이 있다. 바로 장애 학우들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강수정<자연대 화학과 13> 양은 “노천극장에 휠체어 석이 따로 없어 자리 잡는 것이 힘들다”며 “어렵게 자리를 잡아도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또 다른 학우 이정인<경영대 경영학부 17> 양 역시 “주점 및 부스에는 사람들이 많다”며 “휠체어 이용자로서 다른 학우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참여하기 어려웠다”며 공연 관람뿐만 아니라 축제 내의 다른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서울캠 장애학생인권위원장 정명철<경영대 경영학부 15> 군은 “임시적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노천극장에 휠체어 석을 설치해 장애 학우들도 공연 관람을 참여하는 것에 있어 곤란한 경우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서울캠 비상대책위원회 생활지원국장 김재훈<정책대 행정학과 15> 군은 “장애 학우들을 위한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존(Barrier Free Zone)’을 노천극장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안전을 위해 펜스를 설치하고 전동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고자 생활지원국과 장애학생인권위원회가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훈 군은 “배리어프리존이 설치될 경우 기존 통행로가 줄어들 수 있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위해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며 학우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번 서울캠 축제에 설치될 배리어프리존은 이미 타 대학들에서 장애 학우들의 원활한 축제 참여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대표적이다. 고려대 장애인권위원회는 지난 2016년부터 ‘배리어프리존’이라는 이름으로 장애 학우들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을 설치했다. 장애학생들의 시야와 통행로를 확보하기 위해 별도로 장애 학우 전용 단상을 설치했다. 지난해 축제에는 휠체어를 탄 학생들을 위해 단상 아래로 경사로를 만들고, VIP 전용 출입구를 개방하기도 했다. 또한 고려대는 장애 학우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2~3명 가량의 도우미들을 단상 좌우에 배치하도록 기획단과 협의를 마친 상태다. 연세대는 ‘장애학생 티켓팅’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축제에 장애 학우들을 위한 자리를 추가적으로 배정했다. 또한 가슴 높이 정도로 설치된 철제 울타리로 장애 학우들을 인파로부터 보호했고, 장애 학우가 화장실을 갈 때에는 경호원이 길을 터주기도 했다. 

ERICA캠, 직접 보호 형식을 통한 장애 학우들 배려
축제에서 장애 학우들이 소외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ERICA캠에도 존재한다. ERICA캠 장애학생지원센터 학생 대표 김동진<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6> 군은 “지난해 축제에 활용된 호수공원 공연장은 입구에 계단만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 학우의 경우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김동진 군은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친구와 함께 대운동장에서 진행됐던 축제에 참여했을 당시 느꼈던 불편한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공연장 입장을 위해 100m 정도 되는 입장 대기 줄에 섰던 적이 있다”며 “그 줄은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지 않고 늘어져 있어 차가 지나갈 때마다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그는 “행사장 입장 대기 줄의 경우 장애 학우를 포함한 관객들의 안전을 더욱 고려했으면 좋겠다”며 “공연 관람의 관련된 안전뿐만 아니라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안전 문제들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RICA캠의 경우 공연 관람석이 스탠딩 석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따로 좌석이 존재하지 않아 수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장애 학우들은 다른 학우들보다도 위험으로부터 더욱 무방비해진다. 특히 보행 장애가 있는 학우의 경우 공연을 더욱 가까이서 보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학우들에게 밀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ERICA캠의 공연 관람 방식은 갑작스러운 사건·사고를 유발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곧바로 대처할 수 있는 직접 보호 방식을 택했다. 

ERICA캠 총학생회장 김동욱<공학대 건설환경플랜트공학과 15> 군은 “오는 23일에 열릴 축제에는 미리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방문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우 분들께 ‘도움을 드려도 괜찮은지’의 의사를 묻고 공연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받으면 총학생회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총학생회와 규찰대가 공연 관람 시 장애 학우의 주변을 보호하고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김동욱 군은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 논의 당시 “배리어프리존의 경우 학우들을 구분지어 장애 학우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많은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배리어프리존이 아닌 다른 방식을 채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앞서 언급됐던 축제 입장 대기 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도로를 통제하여 차랑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예정”이라며 “규찰대·경호원 인원을 늘려 학우 전체의 안전 문제에 더욱 힘쓸 것”임을 강조했다.

장애 학우들을 위해 서울캠에 설치될 배리어프리존과 ERICA캠에서 운영될 직접 보호 방식 중에서 우위를 고를 수 없다. 다만 그러한 방식에서 무엇보다 선행돼 고려해야할 것은 ‘배려’하는 마음이다. 김동욱 군은 “축제에서 가장 필요한 정책은 장애 학우와 일반 학우들에게 ‘공존’보다는 ‘배려’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서로를 생각하고여 조금만 조심해서 행동한다면 더욱 많은 학우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출처: 신다은. 대학축제 벽 허무는 장애학생단체. 서울경제, 2017.05.23, 
http://www.sedaily.com/NewsView/1OG1ASQ9SA, 2018.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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