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9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엄태준 한양대학교 노동조합위원장
[창간 59주년 기념호 교내 인사 축사] 엄태준 한양대학교 노동조합위원장
  • 엄태준<한양대학교 노동조합위원장>
  • 승인 2018.05.14
  • 호수 1477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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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준
▲ 엄태준<한양대학교 노동조합위원장>

안녕하십니까? 한양가족 여러분.

대학은 흔히들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라 합니다. 한편으로는 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지금 대학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자본의 논리에 밀리고, 정치 공학에 휩쓸려서 취업 사관학교가 되어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학생의 진로는 온전히 개인의 선택이어야 하는데, 심각한 일자리 문제와 각종 대학평가를 핑계로 취업으로 창업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취업, 창업을 해도 문제입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못 살겠다는 하소연들을 합니다. 한편에서는 취업이 안 되어서 고민인 것을 감안하면, ‘헬조선’이라는 자조적인 말이 수긍될 정도입니다.

이처럼 일자리가 부족한 것은 분배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본래 ‘부(富)’는 사회에서 나온 것입니다. 사회에 기여한 만큼 나누는 것이 기본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지속적 성장을 이루어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3인 가족 기준으로 가구 평균 소득이 일 억 원 가량 되어야 합니다만, 실제로는 거리가 먼 가구가 많지요. 아무리 부의 편중이 세계적 현상이라지만, 외국에 없는 ‘재벌’이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바꿀 수는 없을까요? 문제는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많은 젊음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사회를 향해 다양한 소리를 내고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위대한 촛불 항쟁이 그러했고, ‘다스(DAS)는 누구겁니까?’, ‘Me, too’ 역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교내에서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대신문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이외에도 학교에는 많은 조직이 있습니다. 학생회가 있고, 동아리가 있고, 동문회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참여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 전달 창구가 아닙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사회이며, 주체는 당연히 학생이 되어야 합니다. 학생 개개인은 한 명의 인격체이며, 엄연한 성인입니다. 당연히 존중 받아야 하며, 앞날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피교육생, 취업준비생으로 자기 결정권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 합니다. 눈앞의 부조리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때 결국 사회가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학내 민주화를 향한 요구가 사회적으로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도 사회에서도 삶의 주체로 우뚝 서는 한양인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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