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발 뻗은 사자들, 어떻게 지내나요?
세계로 발 뻗은 사자들, 어떻게 지내나요?
  • 정서윤 기자
  • 승인 2018.04.02
  • 호수 1474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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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사자들의 꿈은 더 이상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를 무대로 각자의 시나리오 속 주인공이 돼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꿈꾸고 있는 송진샘<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2> 군과 김진현<공학대 전자공학부 13> 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키르기스스탄에서 마음으로 통하다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키르기스스탄에서 해외 봉사를 하면서 언어가 아닌 마음으로 공감하는 법을 배웠어요.” 인터뷰 내내 수줍음을 보인 송진샘<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2> 군의 이야기다. 

송 군은 우리 학교 ERICA캠퍼스 사회봉사단에서 창단한 ‘2016 한양대학교 키르기스스탄 오쉬 하계해외봉사단’ 프로그램에 참여해 약 3주간 문화 교류 봉사를 다녀왔다. 그는 여행 다큐멘터리 연출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세계 속 다양한 장소를 가고,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송 군은 “한국에서는 결코 경험해볼 수 없는 것을 키르기스스탄에서 해보고 싶었다”며 “꿈에  더 가까워지고 또 저처럼 꿈을 꾸고 있는 현지 아이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하고자 프로그램에 참여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송 군이 키르기스스탄 고지대를 여행하는 모습이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진행된 약 3주간의 봉사는 직접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었다. 송 군은 키르기스스탄 현지인들에게도 생각보다 편하게 봉사단을 대해줘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나 영화, 음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덕분에 더욱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그들 또한 한국인들에게 이웃사촌처럼 다가와 줬던 것 같다”고 인터뷰 내내 미소를 보였다. 송 군은 이런 교내 봉사 활동의 장점으로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우리 학교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약 3주간의 해외 봉사는 즐겁기 만한 시간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속됐기 때문이다. 먼저, 그는 팀원들과 ‘총 일라이 산’ 트래킹을 하던 중 친구가 고산병을 겪은 상황을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으로 꼽았다. 높은 해발고도 때문에 친한 친구가 갑작스럽게 고산병에 걸려 힘들어했는데, 자신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 군은 “짧더라도 해외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아무리 준비가 철저히 돼 있어도 돌발 상황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송 군과 키르기스스탄 오쉬 하계해외봉사단의 모습이다.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에 있을 때 종교 차이와 같은 문화적 다름으로 고생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키르기스스탄의 특성 때문에, *라마단 금식 기간으로 인해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상황에서도 타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해외봉사를 참여할 때 문화상대주의적 태도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봉사가의 신분으로 타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문화는 그곳의 독특한 환경과 역사적‧사회적 상황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송 군은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해외 봉사에 꼭 지원해봤으면 한다”며 “낯선 곳의 설렘, 그곳의 매력은 지금 꾸고 있는 꿈을 더 생생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라마단(Ramadan) 기간: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약 한 달가량의 금식기간을 말한다.                                                                                    
정서윤 기자 kate0518@hanyang.ac.kr
사진 제공: 송진샘<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2> 군



교환학생이 쏘아올린 작은 공

김진현<공학대 전자공학부 13> 군은 지난 2016년 12월 말부터 1년 동안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위치한 ‘네브래스카대학교 커니캠퍼스’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했다. 여러 학교 중 네브래스카대학교를 선택한 것은 네브래스카주가 미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사투리를 쓰지 않아 표준 발음에 가깝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김 군의 기대와는 다르게 교환학생 생활 초기 적응은 무척 어려웠다. 언어의 장벽이 그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김 군은 “처음엔 수업을 따라가기조차 어려웠다”며 “특히나 공학수업에서는 영어로 된 전공단어를 모르면 수업을 이해할 수조차 없어 더욱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그는 “내가 말하는 영어를 외국인들이 알아듣지 못할까 봐 걱정돼 초반에는 한국 학생들하고만 어울렸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군은 방과 후 농구를 하며 친해진 외국 학생들의 도움으로 부족한 영어 실력을 극복할 수 있었다. 

김 군은 자신을 교환학생 중 특이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미국 수업 형태는 한 강의에 15~20명 정도로 이뤄져있는데, 저는 3명 정도의 얼마 되지 않는 학생들과 전공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소수 인원들로 구성된 이 수업을 통해 그는 교수님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깊은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더불어 수업을 함께 듣는 외국 학생들과 유대감을 가지고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김 군은 “덕분에 인턴이나 프로젝트 참여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는 좀처럼 해보기 힘든 것들이라 색다르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 교환학생 시절 김 군과 친구들의 모습이다.

김 군은 우리나라와 다른 교육방식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을 교환학생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학생 개개인의 수준을 존중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해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아노 수업 시간 중 교재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이 연주 하고 싶은 노래의 악보를 직접 지참하면 교수가 가르쳐 주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쉽게 체험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전공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주도해 실험을 계획하는 방식이라 김 군은 “창의적 인재를 기르는 미국의 교육 방식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대학 생활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그는 “교환학생 생활은 12학점으로 구성돼 있어 시간적 여유가 많다”며 “그래서 수업 시간 이외의 여유시간에는 파티나 모임에 참여해 외국 학생들과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김 군과 외국인 친구들의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교환학생을 꿈꾸는 학우들에게 조언해달라는 부탁에 그는 용기있는 태도를 가질 것을 꼽았다. “처음부터 겁을 먹어 한국 학생들하고만 다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너무 위축될 필요 없이 먼저 외국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새로운 교육방식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 한번쯤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도움: 정주엽 수습기자 jooyup100@hanyang.ac.kr
사진 제공: 김진현<공학대 전자공학부 13>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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