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그 이상의 것을 광고하다
제품, 그 이상의 것을 광고하다
  • 김지하 기자
  • 승인 2018.03.26
  • 호수 1473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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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시청하던 중 과도한 PPL(product placement)로 인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등장인물들이 진지한 이야기 중에 갑자기 미세먼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공기 청정기를 켜거나, 극 중 언성이 높아지는 장면에서 김치를 꺼내 뺨을 때리는 이른바 ‘무리수’ 장면들이 바로 그 예다. 하지만 최근 이런 PPL처럼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광고가 아닌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제작된 ‘브랜드 필름(brand film)’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광고’일까, ‘영화’일까?
브랜드 필름의 대표적인 사례로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만든 ‘삼성전자’의 VR(virtual reality)용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Relumino)’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 「두개의 빛: 릴루미노」가 있다. 지난해 12월 온라인을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선보여 주목 받은 바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 영화의 주된 목적이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를 홍보하는 것임에도 스토리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지훈<경영대 경영학부> 교수는 “브랜드 필름이란 실제로 회사나 브랜드가 필름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그저 제품을 판매하려는 목적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색깔을 전달해 장기적 소비자층 형성에 목적을 둔다”고 설명했다. 즉 단기적 매출 상승보다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통한 장기적인 브랜드 팬덤 형성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또 장 조교수는 “제품을 전면에 등장시키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거부 반응 없이 브랜드를 각인시켜 기존 광고가 가진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광고의 한계를 극복하다
그렇다면 브랜드 필름의 등장 배경은 무엇일까. 장 교수는 “미디어 매체가 다양화·다변화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오직 텔레비전 채널을 통해서만 광고가 제공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SNS를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텔레비전 채널이 아니더라도 광고 유통이 가능한 새로운 창구가 생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비자들의 SNS 공유가 하나의 광고 방법으로 떠올랐다. 장 교수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기존 광고를 꺼린다”며 “하지만 브랜드 필름은 홍보하고자 하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직접 드러내지 않아 거부감이 적다”고 브랜드 필름의 장점을 설명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삼성전자’의 브랜드 필름처럼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로 인식될 경우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의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의 공유 기능 때문에 가능하다. 어떤 브랜드나 기업이 제작한 브랜드 필름이 입소문을 타면 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영상을 공유하기 때문에 업체는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이제 브랜드 필름은 광고를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앞으로 발전이 주목되는 바이다.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네티즌이 이메일이나 다른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널리 퍼뜨리는 마케팅 기법이다.

도움: 장지훈<경영대 경영학부> 교수
조수경 기자 skann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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