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ERICA 기숙사 선발기준, 학생들의 혼란 가중시켜
모호한 ERICA 기숙사 선발기준, 학생들의 혼란 가중시켜
  • 한대신문
  • 승인 2018.03.05
  • 호수 1471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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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기간에 우선순위 주던 방식이 문제
이외에도 구체적인 기준 공개 필요성 대두
학생들, ‘원거리 지원자 배려해야’ 목소리
행정팀, ‘자치회와의 지속적인 논의 통해 신속히 해결할 것’

지난 1월 12일, ERICA캠퍼스 기숙사 인재3관, 창의인재원, 행복관의 1차 합격자가 발표됐다. 발표 직후, 학교 커뮤니티에는 기숙사 선발기준에 의문을 가진 학생들의 불만 섞인 글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기숙사 측에서 밝힌 입사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해 불합격 사유에 대해서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ERICA캠퍼스 기숙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발기준에 따르면 신청한 입사기간이 길수록 우선적으로 선발하며, 순위 내 지원자는 원거리, 직전 학기 성적에 따라 선발한다. 하지만 원거리 기준에 정확한 지명이 표기되지 않았고 직전 학기 성적 반영비율 또한 명시돼있지 않아 학생들이 합불의 근거를 판단하기에 어려운 실정이다. 한수영<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7> 양은 “대구에 거주 중인데 기숙사에 불합격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기숙사 측에 연락을 취해봤지만, 입사기준에 따라 행해진 절차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만 돌아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 A씨 역시 “인천에 거주 중인데 창의인재원 2차 충원 기간에 지방에 사는 학우들의 지원이 많은 관계로 불합격이라는 통보를 기숙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며 “그런데 나중에 제주도에 거주하는 4개월 신청자가 불합격했다는 사실을 듣고 기숙사 측의 입사 기준에 의문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이후 기숙사 자치회는 자체적으로 당시 지원자들의 자료를 수집해 기숙사 행정팀과 논의 하는 등 문제 상황 파악에 들어갔다. 기숙사 자치 회장 박정배<공학대 건설환경공학과 11> 군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입사기간에 따라 우선순위를 주다 보니 이와 같은 논란이 생긴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지난 2017학년도 2학기부터 기숙사 통금을 폐지한 것이 학생들의 기숙사 지원율을 폭등시켰고, 창의인재원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신설인 행복관에 지원자가 몰려 탈락자가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기권 대학 중 ERICA캠퍼스의 기숙사 수용률 27.5%에 가장 근사한 아주대 기숙사의 경우에는 더 구체적인 선발 기준을 홈페이지에 명시하고 있다. 아주대 기숙사 일반학생 선발기준에는 ‘전 학년도 2학기 또는 동·하계 방학에 입사하였던 자는 성적 60%, 사생 기록부 30%, 사회봉사 활동 10%를 반영함’이나 ‘신규입사 지원자는 성적 60%, 지역 조건 30%, 사회봉사활동 10%를 반영함’과 같은 세부 내용들이 학생들에게 공개돼있다. 함께 첨부돼있는 성적환산표를 통해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의 점수를 받게 되는지 계산도 가능하다. 직전 학기 성적이 4.21 이상인 일반 학생은 60점을 받고 3.61 이상 3.80 이하의 성적을 받은 학생은 45점을 받는 등 정확한 숫자로 환산 가능하다. 지역조건 또한 단순 순위 표시가 아닌 점수로 계산된다. 통학거리가 3시간 이상인 제주나 경상도, 전라도와 같은 지역은 가장 높은 점수인 30점을 받는다. 통학거리가 3시간 이내인 서울북부와 인천, 경기도 일부 지역은 15점을 받고 통학거리 1시간 이내인 근거리 지역은 0점을 받아 원거리의 학생들에 비해 입사에 불리하다. 이외에도 동점자 처리 기준과 대기자 추가 배정방법과 순서가 명시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기숙사 선정기준 논란 이후 학생들은 기숙사 측에 명확한 입사기준 제시와 입사기간에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의 개정을 요청하고 있다. A씨는 “기숙사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6개월이나 1년 신청을 유도하기보다 원거리 학생을 배려해 거리를 우선순위로 선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지민<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7> 양은 “입사기간으로 합격자를 나누기보다는 거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학년이나 개인 사정 등 다른 세부 사항들도 충분히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숙사 측과 협의 이후 자치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남학생에 비해 지원율이 높은 여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공간 추가 확보 △신청 입사 기간이 긴 학생에게 우선순위를 주던 조항을 폐지하는 방안 △입사기준에 상·벌점을 도입하는 방안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박 군은 “현재 기숙사 측에 입사기간을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조항을 폐지하되 금액 등 혜택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건의를 마친 상태”라며 “기숙사 측에서 건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왔으니 요청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오는 5월 창의인재원 운영위에서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호복<창의인재원 행정팀> 팀장은 “ERICA캠퍼스의 기숙사는 학부재학생 정원 7600여 명의 27%가량을 수용할 수 있으며 매년 신입생 1000명을 우선 선발하고 있다”며 “여학생의 경우 신입생 500명을 선발하고 난 후 행복관 404명, 창의인재원 220명밖에 선발할 수밖에 없어 재학생 입사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여학생이나 남학생들도 입사를 희망하는 생활관에 입사정원보다 신청자가 많을 경우 부득이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향후 선발기준이 포함된 기숙사 입사 종합안내서를 작성하여 공지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입사기준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숙사 자치회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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