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대신문 문예상 시부문 가작] 이사
[2017 한대신문 문예상 시부문 가작] 이사
  • 김나영<정책대 정책학과 16> 양
  • 승인 2017.12.03
  • 호수 1469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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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살다 간 그 집엔
나의 살다 만 꿈이 있어

네가 의자를 들이고 밥을 짓고
서투른 못질하다 멋쩍어지고
나는 옆에서 그저 웃기만 하고
그저 좋아하고
이 일상이 반복되길 꿈꾸었어

어느 날 난 그 집에 못 들어갔어
네가 없으면 나도 들어가지 못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말해주지도 않아서
야속하기도 했는데
난 원래 초대받은 손님은 아니었나봐

거기 남아있는 내 꿈까지 가져가기엔 짐스러울거야
너의 의자에, 밥솥에, 못질에
네게 주려고 남긴 내 흔적까지
새로운 곳에 가져가기엔 버거울거야

혹시나 해서 집 앞에서 널 기다려보지만
무엇을 빠뜨렸는지 보러오지도 않는구나

네가 살다 간 그 집엔
나의 살다 만 꿈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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