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들! ‘OO 비용’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한양인들! ‘OO 비용’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 조수경 수습기자
  • 승인 2017.11.06
  • 호수 1466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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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비용’은 이제 하나의 고유 명사가 됐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다. 한양인들은 ‘OO 비용’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 각 비용을 지출해 본 강민경<창의융합교육원> 교수, 오현아<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4> 양, 최영락<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4> 군의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Q. ‘OO 비용’을 소모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 교수: 최근 ‘홧김 비용’을 소모했는데, 봉사를 마치고 집에 가던 중 주차장에서 차 문을 열다 옆 차와 닿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옆 차에 흠집은 나지 않았지만 제가 잘못한 것이라 정중히 사과했어요. 하지만 상대방은 삿대질과 함께 신경질을 내더군요. 과도한 비난에 화가 났고 봉사로 얻은 뿌듯한 마음도 사라져버렸어요. 원래 외식 계획이 없었지만, 가족들과 비싼 저녁을 사 먹으며 마음을 식혔죠.

오 양: 친구와 유럽여행을 하던 중 유로스타(기차)를 타야 했는데, 탑승시간이 지나 기차를 탈 수 없다는 거예요. 유로스타는 출발시각 30분 전까지 도착을 하지 않으면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는 주의사항을 확인하지 못했어요. 결국 기차표를 다시 사고, 숙박비 등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을 지출했어요. 말 그대로 ‘멍청 비용’인 셈이죠.

최 군: 취업준비생이라 그런지 며칠 전 괜히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고학년이 되니 친구들의 시간을 뺏는 것 같아 먼저 연락하기도 힘들더군요. 그래서 홀로 소주 한 병, 닭강정 3000원어치를 사 먹었어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마음을 달랠 수 있어 종종 ‘쓸쓸 비용’을 지출하고 있어요.

Q. ‘OO 비용’을 소모한 뒤, 후회하셨나요?
강 교수: 후회하진 않어요. 일정 비용을 지출하니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됐거든요. 약간의 소비로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오 양: 저는 굉장히 아까웠어요. 그 돈은 여행 자금이었거든요. 그 후 사고 싶은 물건도 사지 못하고 음식도 저렴한 음식을 선택해야 했어요. 제대로 확인했더라면 소비하지 않아도 될 돈이어서 더욱 아쉬웠죠.

최 군: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오히려 ‘나만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더 만족해요. 그냥 참는 것보다 쓸쓸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마음을 달래는 것이 더 나은 선택 같아요.

Q. 앞으로도 ‘OO 비용’을 지출하실 것 같나요?
강 교수: 스트레스가 쌓이면 스스로 마음이 괴롭기도 하고, 그 마음이 표출돼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보다 어느 정도 비용을 치르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소소하게나마 지출할 것 같네요.

오 양: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모든 멍청 비용을 막기는 힘들 것 같아요. 우리는 늘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은 못 하겠어요.

최 군: 심심찮게 쓸 것 같아요. 우리의 지출 중 대부분은 쓸쓸 비용이라 생각해요. 멋을 위한 옷가지든, 취미 생활로 지출되는 비용이든, 다 마음속 허전함을 채우려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쓸쓸 비용은 꼭 필요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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