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퍼스 기숙사 통금 폐지 가능성 있다
ERICA캠퍼스 기숙사 통금 폐지 가능성 있다
  • 윤혜진 기자
  • 승인 2017.10.16
  • 호수 1464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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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통금 문제는 빈번하게 학생 사회에서 논의돼왔다. 현재 우리 학교 ERICA캠퍼스 기숙사 통금 시간은 오전 1시부터 5시이다. 여러 개인 사정으로 통금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경우 5시까지 기숙사에 출입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 사이에 통금 폐지를 원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김민욱<과기대 응용수학과 15> 군은 “시험 기간이나 축제 기간 외에도 통금을 지키지 못할 상황들이 생기는데 통금 때문에 하던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입실해야 하거나, 입실을 포기하고 외부에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있어 매우 불편했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박연수<공학대 전자공학부 17> 양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늦게 끝날 때가 많은데, 기숙사에 못 들어가면 어디서 밤을 지새워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특히 디자인 대학과 건축학부 같은 실습 위주의 학과 학생들은 통금 시간을 지키지 못해 다른 곳에서 밤을 지새우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이번 기숙사 자치회는 선거 당시 공약으로 기숙사 통금 폐지를 내세웠다. 공약을 냈던 기숙사 자치회장 배동현<공학대 건설환경플랜트공학과 12> 군은 “상당수 대학이 통금을 유지하고 있지만, 통금을 없앤 학교들도 있다. 그 학교들이 현재 문제없이 기숙사 24시간 개방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학교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숙사 24시간 개방 시범 운영 준비 중
공약을 지키기 위해 기숙사 자치회는 현재 기숙사 24시간 개방 시범 운영을 추진 중이다. 배 군은 “행정팀과 의견을 나누며 진행하느라 늦어지긴 했지만, 여름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24시간 개방 시범 운영을 준비해서 현재까지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숙사 통금 폐지에 관해 기숙사 행정팀 또한 긍정적이다. 이호복<창의인재원 행정팀> 팀장은 “안전문제나 기숙사 원생 관리 필요로 이전부터 통금이 있었다”고 말하며 “하지만 학생들이 과거보다 과제, 아르바이트 같은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들도 늘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통금 폐지 요구 수용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의식 수준이 제고된 현 상황에서 학생들을 믿고 개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숙사 자치회와 행정팀이 각각 전교생과 기숙사 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16일 열리는 창의인재원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 안건이 통과되면 세부적인 시스템을 정비하고, 오는 11월부터 학기 말까지 24시간 개방 시범 운영을 할 예정이다.

통금 폐지를 한다면 변화는 필수불가결
기숙사 24시간 개방을 위해서는 현재 통금이 있는 상황과 달라져야 할 점이 많다. 기숙사 행정팀에 따르면 24시간 기숙사 개방을 하게 되면 △심야 출입 시 학생증 사용 △층장제 △행정팀 직원 기숙사 상주 등을 변화시킬 예정이다.

먼저, 현재는 통금시간인 1시부터 5시 사이에는 출입문을 봉쇄해 그 시간에 외부인이 기숙사에 출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통금 폐지를 하면서 출입문을 열어두게 되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다. 거기다 스피드 게이트를 통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행복관과 달리 인재 3관과 창의인재원은 게이트가 없어 출입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 기숙사 행정팀은 이러한 연유로 24시간 개방이 된다면 각 기숙사 출입문에 기숙사 원생들의 학생증을 등록해서 원생들만 출입하게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기숙사마다 1명의 경비원이 존재하는 지금으로는 심야에 안전문제가 우려된다. 이런 경우 모든 층에는 불가하지만, 몇 개의 층들을 묶어 층장을 둘 예정이다. 층장은 경비원을 대신해 각 층을 모니터링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은 층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점을 대신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층장을 맡는 학생에게는 한 학기에 10만 원 정도의 장학금과 사회봉사 학점 수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모집 중이다.

마지막으로 행정팀 직원이 기숙사 상주를 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시범 운영 때는 어렵겠지만, 24시간 개방이 확정되면 기숙사에 밤새 상주할 수 있는 기숙사 직원을 1명 정도 둘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정해진 행정팀 직원은 심야에 기숙사를 전체적으로 총괄할 것이다.

일련의 변화뿐만 아니라 실제 운영하며 보완해야 할 것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배 군은 “시범 운영을 하게 되면 애로사항이 없을 수는 없다”며 “기숙사 24시간 개방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확인하고, 문제들을 수정, 보완해서 시범 운영이 끝나고 계속 개방을 하게 될 시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적으로 규칙 준수하는 노력 필요
하지만 기숙사 통금이 없어지면 발생하게 될 문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장 우려하는 점은 소음문제다. 박혜진<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6> 양은 “통금에 대해 중립적 입장이긴 하지만, 통금을 통해 수면시간에 소음이 차단되던 시간이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의견을 냈다. 또한 “통금이 폐지되면 초기에 혼란이 생길 것 같다”며 염려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A양 역시 “소음이 가장 큰 문제”라며 “통금이 있는 지금도 1시가 되면 로비에서 움직이는 학생들이 내는 소음이 13층까지 들리는데 통금이 없어지게 되면 더 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 군은 “통금이 없어진 후에 출입 소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숙사에 생활하는 조성빈<언정대 정보사회학과 13> 군도 “통금을 폐지한다면 학생들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필요한 것들을 더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 팀장도 “학생들이 통금이라는 타율적인 제한에 얽매이기보다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거주하는 기숙사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자율적으로 잘 준수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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