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 침하 현상에 학생 사회 술렁
지반 침하 현상에 학생 사회 술렁
  • 윤혜진 기자
  • 승인 2017.09.10
  • 호수 1462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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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ICA캠퍼스 행복기숙사 주변 지반 침하 현상, 그 후는 -
▲비가 내린 후 행복기숙사 옆 주차장에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난 모습이다.
▲비가 내린 후 행복기숙사 옆 주차장에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난 모습이다.

방학 중 발생한 지반 침하 현상 
7월 말에 우리 학교 ERICA캠퍼스 행복기숙사 주변에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지반 침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데, 비로 인해 일어난 지반 침하는 오히려 땅을 더 단단하게 한다. 그래서 공사 중에는 비에 의한 지반 침하를 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사 이후에는 상황이 다르다. 공사 기간에는 출입 통제가 돼 지반 침하로 인한 피해가 적을 수 있으나 완공 후에는 통제를 따로 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하단의 인포그래픽 참조)

이번 일은 완공 후에 발생한 지반 침하라 안전상 위험요인임에도 개강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까지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은 혹시라도 발생할 안전사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방학 동안 행복기숙사에 거주한 유나은<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6> 양은 “학원을 가기 위해 외출을 하다가 그 현상을 목격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유 양은 “목격을 하자마자 사진을 찍어 부모님께 보낼 정도로 안전에 대한 걱정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반 침하 현상의 원인과 재발 가능성
이번 지반 침하 현상의 원인은 공사 당시 *다짐 과정의 문제로 밝혀졌다.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한 곳은 올해 초 기존의 인재 1관과 2관을 현재의 주차장과 녹지로 바꾸기 위해 공사했던 곳이다. 당시 건설 업체가 이 공사를 위해 땅을 팠다가 되메우기했다. 이때, 지반의 다짐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땅에 즐비한 지열 에너지 배관과 날씨의 영향이 컸다.

땅을 되메우기할 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되메우기와 다짐 작업을 1m 간격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이 방법은 이용할 수 없었다. 땅에 지열 에너지 배관이 많아 기계가 땅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지정<총무관리처 시설팀> 과장은 “땅을 모두 메워 놓고 다짐 작업을 했지만, 이마저도 안의 배관이 파손될 우려가 있어 계속 작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설팀에 따르면 날씨 또한 문제였다. 박 과장은 “추운 날씨로 인해 다짐 작업하기가 어려웠고, 사람이 통제되는 공사시기에 지반 침하 현상을 유도해 땅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봄의 건조한 날씨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아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완공 이후, 많은 비가 내려 지반 침하를 만든 것이다.

시설팀에 따르면 지반 침하 현상이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박 과장은 “이번에 내린 비로 인해 다짐이 어느 정도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반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서 더는 지반 침하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혹시라도 다시 재발한다면 땅에 콘크리트를 묻어 무너짐을 방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숙사 건물은 관련 없어
학생들은 이번 현상이 기숙사 건물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실제로 시설팀으로 기숙사 안전에 대한 학생들의 문의가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우려와 달리 기숙사 건물은 안전하다고 한다. 박 과장은 “건물 밑에는 콘크리트 말뚝을 암반까지 박는 기초 공사를 했기 때문에 폭우 등의 일이 발생해도 말뚝이 지지하고 있어 큰 침하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설팀의 늑장 대응
지반 침하 현상에 대한 시설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현상에 대한 조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았다. 7월 말에 발생한 지반 침하에 대한 복구를 8월 29일이 돼서야 완료했다. 시설팀에 따르면 실제 하자 처리 기간은 8월 8일부터 8월 29일까지로 예상보다 비가 자주 와서 복구 기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또한, 학교의 공지가 늦어진 것도 문제다. 박 과장은 “정확한 일정을 조율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보 공개를 하는 것이 오히려 학생들의 불안감과 혼란을 키우는 행위가 될 수 있어 공지를 늦췼다”고 한다.
이는 학생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게 된 원인이 됐다. 정유진<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6> 양은 “왜 무너졌는지, 어떻게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얘기가 없어 ‘비가 많이 오면 또 다른 곳이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는 지난 8일 시설팀이 기숙사 게시판에 공지한 상태이다. 박 과장은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를 못 해 아쉽다”고 전했다.

안전한 학교를 바라며
지반 침하에 대해서는 일단 조치가 취해졌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학교의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 양은 “학교 밖도 아니고 학교 내에서 안전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양의 말처럼 다시는 학생의 안전과 결부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는 학교 내 시설들에 대해 확실한 안전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인포그래픽: 임지은 기자 ije9917@hanyang.ac.kr
사진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한양대 에리카 대신 전해드립니다’


*다짐: 토양의 강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충격 또는 하중을 가하여 토양의 밀도를 높이는 행위.
*공극: 토양 입자 사이의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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