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로] 잡식성이 되어라!
[진사로] 잡식성이 되어라!
  • 간의철<서울 관리처 시설팀> 차장
  • 승인 2017.09.02
  • 호수 1461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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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의철<서울 관리처 시설팀> 차장

인간만큼 자연에서 나오는 다양한 먹거리를 섭취하는 동물이 있을까? 육류, 어류, 채소, 과일 등 심지어 곤충까지도 먹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아마 지구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생식이든, 요리해서든 어떻게 해서든지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지구상에서 멸종하지 않고 지금까지 생존하고 번성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과거, 십여 년 전에만 해도 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 한 분야의 업종에서 꾸준히 한 우물을 판 기업이 인정받고 번성할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 패러다임은 지금도 여전히 일정 부분 유용함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앞으로도 그러할 수 있을까?

앞으로 한 분야의 지식에 몰입한 사람보다는 자신의 분야에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짐과 동시에 다방면에 있어 폭넓은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그러한 영역을 자신의 분야에 접목해 기존의 프레임과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인정받고 두각을 나타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될 것이다. 아니 벌써 많은 분야에서 시작되고 있는 중일 것이다.

인간이 육체적 생존을 위해 잡식성이 되었듯이 인공지능이 모든 산업을 지배하는 새로운 산업화의 혁신적이고 창의적 시대에는 새로운 지식의 습득에도 경계나 제한을 두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전문 분야 정도의 깊이는 아닐지라도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에너지화하고 나머지는 배설해야 한다. 잡식성이 돼야 하는 것이다. 단, 그것을 섭취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할 능력이 있을 때에 한해서 말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관심 분야와 지식에 대해 분류를 하고 영역을 구분할 수 있었고 타 분야의 지식과의 상호연관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었다. 다시 말해서 내 것만 잘 알면 그 분야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과연 지금도 그럴까? 지금은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해도 앞으로도 그럴까?

현재 새로운 유망기술로 등장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 of Things) 기술이 과연 유형의 사물(Material Things)에만 국한될 것인가? 유형의 사물들이 상호 간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상호 간 통신하고 제어하면서 인간의 모든 생활 속에 적용되고 지배하는 시대가 인공지능 1세대라고 칭한다면 무형의 사물들이 상호 밀접하게 연결되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만들어 내고 그렇게 생성된 지식이 또다시 상호연관성을 가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시대는 인공지능 2세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내가 배운 지식을 다른 분야의 지식과 한정 짓고 경계를 구분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며 설령 가능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지식과 지식, 기술과 기술, 지식과 기술의 무한한 결합과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탄생, 그리고 그것들의 또 다른 융합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고 그것의 영향력과 파급효과는 과거의 모든 기존 관념과 생활방식을 뒤엎을 만큼 막강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가 요구하는 잡식성 인간으로의 적응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더욱 분발하기를 바라면서도 그들의 어깨에 얹어지는 삶의 무게가 더 무거워 보여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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