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사설] ‘YOLO’가 보편화된 사회가 되길
[기자사설] ‘YOLO’가 보편화된 사회가 되길
  • 한대신문
  • 승인 2017.05.21
  • 호수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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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욜로(YOLO) 열풍이 불고 있다. 욜로란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단어로 ‘인생은 한 번뿐이니,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자’는 삶의 태도를 뜻한다. 욜로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욜로족’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저축이나 내 집 마련보다는 취미나 여가 생활에 더 큰 비용을 투자하는 특징을 보인다.
우리나라에 욜로 열풍이 부는 가장 큰 이유는 끝없는 준비에 지친 사람들이 ‘현재’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해왔다. 대학, 취업, 결혼, 육아, 승진, 노후 심지어 장례 준비까지 요구하는 사회에 사람들은 지쳤고, 준비만 하며 보내는 일생에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이들이 욜로를 꿈꾸지만, 완전한 욜로를 누리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취미나 여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 생업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욜로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문제는 욜로족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한계에 있다.
작년 자료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연 평균 2천 113시간 동안 근로한다. 이는 OECD 가입국 중 2위에 달하는 근로 시간이다. 이러한 과도한 업무량은 사람들이 근로와 여가 생활 사이에서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인생을 즐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행복을 위해 일상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행복의 가치에 대한 현대인의 의식 수준을 사회가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한 일종의 아노미 현상이다.
다행히 지난 19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앞다퉈 근로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주 52시간까지 근로시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생을 즐기는 것이 큰 결심을 필요로 해서는 안 된다. 퇴근 후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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