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따이한의 눈물
라이따이한의 눈물
  • 이화랑 수습기자
  • 승인 2017.05.20
  • 호수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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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은 수많은 사상자와 아픔을 남겼다. 그중 하나가 ‘라이따이한’의 차별 문제다. 라이따이한이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 또는 한국인 노동자와 현지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말한다. ‘라이따이한’은 경멸적 어조의 ‘혼혈잡종’을 뜻하는 ‘라이’와 한국에 대한 명칭으로 통하던 ‘따이한’이 합쳐진 용어로, ‘한국계 혼혈아’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지인과 다른 외모를 가진 라이따이한들은 아직까지도 베트남 사회에서 겉돌고 있다. 그들은 ‘적군의 자식’으로 낙인찍혀 지난 40~50년간 핍박받으며 살아왔다. 교육의 평등에서도 제외된 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힘든 노동이 요구되거나 멸시받는 직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라이따이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아졌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라이따이한 2, 3세 역시 차별에 자유롭지 못하다. 베트남 출신의 인권활동가 레 황 응언 씨(이하 레 씨)는 “이들 역시 부모세대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가난과 사회적 냉대 속에서 자라며 정체성의 혼란 속에 살아간다”고 전했다.
라이따이한과 그 자녀들을 돕기 위한 양국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다. 또한, 세계재난구호협회와 한인회, NGO 등 민간단체에서 진행한 지원 사업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에 대해 레 씨는 “단순히 현금 지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하기보다는 이를 인권문제로 확장하고 라이따이한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라이따이한은 우리 기억에서 점점 잊히고 있다. 그들은 베트남과 한국 어디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받지 못했다. 우리가 낳은 아픔은 우리가 치료해야 하지 않을까. 라이따이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 도입과 개인적 차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 문헌: 조흥국, [조흥국교수의 동남아 들여다보기] <17> 라이따이한 문제, 부산일보, 2009.01.12,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040918000043 2017.05.18.
송수은,[제2의 라이따이한 코피노·5]국가차원 대책마련 시급, 경인일보, 2010.12.02,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554172 20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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