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이미지를 찾아내 그들을 빛나게 만들다
각자의 이미지를 찾아내 그들을 빛나게 만들다
  • 김도렬 기자
  • 승인 2017.05.13
  • 호수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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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미지' 천예슬 이미지 컨설턴트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4단계에 인정 욕구가 있는 것처럼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든 인정받고자 한다. 외형적인 ‘미’에 대한 욕심 역시 인정 욕구의 또다른 양상이다. 이에 ‘이미지 컨설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이미지 컨설팅’의 선두주자 천예슬<예슬이미지> 이미지 컨설턴트(이하 천 컨설턴트) 씨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이미지를 찾아주는 일을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녀가 이미지 컨설턴트를 꿈꾼 것은 아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여러 도전을 한 그녀의 용기가 현재까지 오게 했다. 밝은 미소가 돋보이는 그녀를 만나 이미지 컨설턴트를 향해 걸어온 여정을 들어봤다.

거침없이 도전했던 대학생 천예슬
재수를 하며 우여곡절 끝에 2007년 본교 인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천 컨설턴트는 대학생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도전했다. “대학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다 해보고 싶었어요. 홍보대사, 서포터즈 같은 대외활동 역시 스펙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재미있어 보였기에 시도했었죠.”
하루에 3시간밖에 잠을 자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대학 시절을 보내던 천 컨설턴트는 우리 학교 2학년 재학 중 2주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다. 짧은 영어를 통해 생김새도 전혀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여행을 한 경험은 그녀에게 작지 않은 충격을 줬다. “세상에 나와보니, ‘다양한 삶이 존재하는구나’를 가장 크게 느낀 것 같아요. 그것에 매력을 느껴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죠.”
그녀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거리의 소규모 버스킹부터 영국 특유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축구장까지, 천 컨설턴트에겐 모든 것이 새로웠다. 특히 그녀는 영국에서의 1년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한국과 비교하면, 영국은 각자 근거를 가지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문화가 발달됐다고 느꼈어요.” 그래서일까, 천 컨설턴트는 대학생이면 꼭 해봐야 하는 활동으로 해외 생활을 꼽았다. “저는 학생들이 아직 생각이 열려있는 20대 초중반에 짧든 길든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며 견문을 넓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하늘 위에서의 삶, 값진 교훈이 되다
천 컨설턴트는 한국으로 돌아와 해외 항공사 승무원을 준비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엔 최적의 일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수십 번의 면접에 떨어지면서 가까스로 승무원의 꿈을 이뤘지만 낯선 카타르에서의 생활과 잦은 비행으로 인해 피폐해진 건강은 그녀를 괴롭혔고, 천 컨설턴트는 결국 입사 1년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반복되는 업무를 되풀이하는 비행기에서의 시간은 인간적인 삶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또 가까이 있지 못해 가족들을 챙기지 못한다는 점이 가슴 아프기도 했죠.” 무엇보다 승무원으로 계속 산다면 자신이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퇴사를 결정한 가장 큰 요인이었다.
비록 힘들었던 생활이었지만, 결코 헛된 경험은 아니었다. 천 컨설턴트는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사소한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싸고 맛없는 이코노미석 기내식조차 파키스탄 노동자들에게는 소중한 음식이었어요. 비행기 값이 없어 그리운 고국을 자주 가지 못한다는 그분들을 보며 사소한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 천 컨설턴트의 영국 런던 유학 시절 모습이다. 쉽지만은 않았던 시기였지만, 그녀는 유학을 통해 이미지 컨설턴트로서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 만큼 잘 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1년 만에 승무원을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온 천 컨설턴트는 대학 시절 관심이 있었던 잡지 제작 보조 일을 시작했지만, 경직된 사내 문화와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역시 얼마 못 가 회사를 그만뒀다.
그녀는 잠시 멈춰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닌 잘하는 일을 찾고자 했다. “마침 당시 이미지 메이킹에 관한 강의를 듣고 있었어요. 강의를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이때까지 했던 활동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대하는 일이었고, 평소 꾸미는 것을 즐기는 제 성격과 경력을 고려했을 때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재미있어 보여 시작한 일들이 경험으로 쌓이자,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확신에 찬 천 컨설턴트는 본격적으로 이미지 컨설팅을 공부하기 위해 20대 시절 벌었던 대부분의 돈을 투자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또다시 찾은 영국에서 그녀는 심화된 이론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매일 아침은 전날 배운 것을 설명하는 발표시간이었어요. 제 생각과 가치관을 고객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컨설팅의 핵심이기 때문이죠. 영어든 한국어로든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 천 컨설턴트가 실제로 이미지 컨설팅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그녀는 ‘왜 고객이 컨설팅을 받으려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일을 진행한다고 한다. 고객마다 처한 상황과 필요한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본연의 이미지를 퍼즐 조각처럼 맞추는 과정
“얼굴형, 골격, 체형, 비율 등. 고객의 외형을 고려해 알맞은 스타일과 색깔을 추천해주는 일이에요.” 천 컨설턴트는 아직 생소한 이미지 컨설팅을 이와 같이 말했다. 그녀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이라면 자신의 외면을 가꾸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구가 있다는 점에서 이미지 컨설팅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분야라고 말했다. 스터디룸을 빌리면서 시작한 일은, 그녀만의 스튜디오를 가질 정도로 성장했다. 그만큼 그녀는 이미지 컨설팅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점점 굳혀가고 있다.
천 컨설턴트는 외면이 먼저 바뀐다면 내면도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제가 대표적인 예시에요. 당장 제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말이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외면을 가꾸고 나만의 스타일을 가지면서 조용하고 소극적이던 성격 역시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천 컨설턴트는 결코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스타일링을 추구하지 않는다. 모두에게 각자 만의 색깔이 존재한다고 믿고 그들 고유의 스타일을 찾아준다. 그녀는 고객들이 찾지 못했던 그들만의 퍼즐 조각을 적절한 위치에 맞출 뿐이다. 그 과정을 통해 고객들은 ‘빛나는 사람’으로 되살아나 행복해지며, 천 컨설턴트 역시 삶의 목표인 ‘행복’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 ‘빛나는 사람’은 그녀 삶의 모토다. 천 컨설턴트는 자신의 일이 고객의 빛나는 부분을 더 빛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 윤혜진 수습기자 skss111@hanyang.ac.kr
사진 출처: ‘예슬이미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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