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학생 위한 캠퍼스 개선 시급
장애 학생 위한 캠퍼스 개선 시급
  • 김채연 기자
  • 승인 2017.04.08
  • 호수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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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 운행이 중단된 휠체어 리프트의 모습이다.

이번 학기 기준,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 수는 공식적으로 53명이다. 우리 학교는 위치 상 경사가 높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시설이 더욱 필요하다. 때문에 이동이 불편하거나 학습활동을 하는 데 있어 도움이 필요한 장애 학생을 위해 도우미 제도 등 각종 교내 시스템과 △장애인용 화장실 △휠체어 경사로 등 시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또한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제한적인 엘리베이터
휠체어를 타는 장애 학생들은 강의실로 이동할 때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생회관이나 한양플라자는 엘리베이터가 별도로 설치돼있지 않기 때문에 장애 학생들의 접근이 힘들다. 김유선<경금대 경제금융학부 16> 양은 “학생회관은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로 가기 힘들다”며 “입학한 후 아직까지 사랑방에 가본 적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의 일부 운행 층이 제한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사회과학관에선 엘리베이터 4층 운행을 중단해 문제가 됐다. 장애학생인권위원회(이하 장인위)의 반발로 다시 엘리베이터가 전 층 운행으로 바뀌긴 했지만 중단 기간 동안 장애 학생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고 먼 길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장인위 위원장 이탄<경영대 경영학과 16> 군은 “장애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엘리베이터 문제에 대해선 학교 측에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군에 따르면, 학교 측은 학생회관과 한양플라자 건물을 신축할 시 건물 내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신축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바닥 상태와 시설관리도 문제
휠체어를 타는 학생들에겐 건물 내외 바닥 상태 또한 중요하다. 건물 내 깨졌거나 금이 가 있는 바닥은 휠체어를 타는 학생들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와 인도도 마찬가지다. 아스팔트가 푹 들어가 있거나 바닥이 자갈로 돼있는 곳으로 휠체어가 다니면, 장애학생들이 넘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사회과학관과 제1공학관 사이에 있는 길과 경제금융관 앞 인도는 바닥 상태가 균일하지 못해 이동 시 학생들이 크게 불편을 겪고 있다. 김 양은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으로 지나갈 경우 휠체어를 탄 학생들은 멀미가 나거나 넘어질 수 있다”며 잘 정비돼 있지 않은 바닥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장애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시설관리 역시 미흡하다. 현재 88계단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있다. 해당 리프트는 장애 학생들이 휠체어를 타고 높은 계단을 올라갈 수 있도록 설치된 장치이지만, 정작 휠체어를 탄 학생들은 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리프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운행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 군은 “리프트뿐만 아니라 장애 학생들을 위해 설치돼 있는 시설은 전반적으로 관리가 어려워 학생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누군가에겐 불편한 계단식 강의실과 책상
장인위에 따르면, 이번 학기 휠체어를 타는 학생의 수는 9명이다. 해당 학생들은 휠체어로 이동하기 때문에 별도의 휠체어 전용 책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교내 강의실엔 휠체어 석이 마련돼 있지 않아, 장애 학생들이 일반 책상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군은 “이미 휠체어 책상을 구비해달라고 학교 측에 건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개강 후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학생들은 휠체어 책상 대신 일반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동이 불편한 장애 학생들에겐 계단식 강의실도 문제가 된다. 대형 강의의 경우, 계단식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많다. 하지만 높지 않은 계단이어도 장애 학생들에겐 큰 불편과 위험이 될 수 있다.
현재 장인위는 개강하기 2주 전에 학교 측으로부터 장애 학생 명단을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강의실에 대한 준비와 책상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선 부족한 기간이고 이로 인해 장애 학생들은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군은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명단을 받는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작은 배려가 큰 도움으로
장애 학생에 대한 학교의 배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학생회관 1층에는 장애 학생들을 위한 쉼터와 장애인용 화장실이 추가로 설치됐다. 장애학생들은 새로 만들어진 쉼터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학부모도 이곳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기다리거나 쉴 수 있다.
또한 조왕근<장애학생지원센터> 부장에 따르면 시설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장애 학생들의 문화탐방 및 친목 도모를 위해 매 학기 탐방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바닥의 균열일지라도 장애 학생에겐 큰 구멍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장애 학생 역시 안전한 곳에서 공부할 권리가 있기에, 장애 학생과 학교 측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들을 위한 교내 시설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김도렬 기자 ehfuf123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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