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사로] ‘배움’을 나눌 수 있었고, ‘나눔’을 배울 수 있었다
[진사로] ‘배움’을 나눌 수 있었고, ‘나눔’을 배울 수 있었다
  • 이종필 센터장
  • 승인 2017.03.26
  • 호수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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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필<ERICA 교수 학습지원센터> 센터장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로부터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단순한 지식을 주는 사람도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반면교사가 되어 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중요한 선택의 순간,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는 멘토를 만나기도 한다. 튜터링은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실시돼 다른 많은 대학으로도 확산됐고 영국 대학교육의 진수라고까지 일컬어졌다. 이는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면 전공과목에 따라서 튜터가 결정되어 재학 동안 개인별로 지도를 받게 된다. 교수 조직과는 별도로 졸업생이나 대학원생이 튜터가 되어 학생들의 연구, 수강계획, 학생생활 등에 관한 상담이나 지도를 맡는다.
멘토링과 튜터링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장을 통해서 자신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한양대학교 또래튜터링 프로그램은 이렇게 시작됐다. 학과의 지도교수가 아닌 선배 또는 동료가 튜터가 되고, 1:1로 가르치는 형태가 아닌 여러 명의 동료 또는 후배와 함께 공동학습과 학교생활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진행한다. 한번 인연을 맺은 튜터와 튜티들은 졸업까지 선후배간의 관계를 유지하
면서 특히 신입생들에게는 대학생활의 적응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튜티는 튜터가 되고, 튜터는 다시 튜티를 만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오랫동안 세상의 공부 방법은 정답 외우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키보드만 두들기면 이미 있는 정답들은 쉽게 검색된다. 문제는 답이 없는 것들이다.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답이 없는 수많은 새로운 것들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주입식 교육과 객관식 시험에 익숙한 학생은 질문을 거의하지 않는다. 토론과 협업의 기회도 적다. 앞으로는 학업 성취도가 아닌 개인별 역량기반 사회이다. 이러한 역량개발은 토론과 협업을 통한 소통과정에서 가능하다.
어느 때보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시대이다. 창의력은 불확실성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생존을 위한 필수요건이다. AI로 무장한 로봇이 일자리를 전방위적으로 위협할 미래에 대비해 기계가 갖추지 못한 창의성과 사회적 지능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사회에는 또한 융합 능력과 함께 융화와 변화능력이 중요하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융통성 있게 주변의 학문이나 지식,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람들과 융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직업으로 살 수 없는 시대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변화하는 능력을 활용해서 새로운 분야로 이동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지능정보와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면 소통능력을 갖춘 융합형 창의 인재이다. 이러한 창의력은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1학년부터 준비하는 성적, 어학이나 대외활동 등 소위 ‘스펙’을 쌓는 것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학습공동체와 또래튜터링 같은 다양한 협동학습 조직을 통해서, 공동체 활동과 팀원 간 의사소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다. ‘성적향상 뿐만 아니라 튜터를 하면서 가르치는 것보다 튜티와 함께 학습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협동학습을 통해서 동료를 배려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었다’, 또래 튜터링 활동을 마치면서 어느 예비졸업생이 들려주던 소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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