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사설] 리더십과 대학의 책무
[교수사설] 리더십과 대학의 책무
  • 한대신문
  • 승인 2017.03.19
  • 호수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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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다. 최근에는 국내외 정치적으로도 리더십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대학 캠퍼스에서도 리더십은 빈번히 등장하는 단어다. 학생을 ‘리더’로 키워내겠다는 것은 수많은 대학이 앞 다투어 표방하는 핵심 교육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떤 단어에 대한 우리의 익숙함이 곧 그 단어에 담긴 의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뜻하는 것은 아닌 경우들이 종종 있다. ‘리더십’의 경우가 그렇다.
리더십에 대한 흔한 오해 가운데 하나는 ‘리더’와 ‘1등’을 동일시하는 데서 온다. 아마도 이러한 오해는 우리 스스로가 줄 세우기 식의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과 경쟁적 업적주의를 강조하는 사회구조에 오래도록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과연 ‘리더’는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여 선두에 서 있는 자를 지칭하는 말인가?
리더십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리더’와 사회적 ‘지위’를 동일시하는 데서 온다. 이러한 오해는 부분적으로 사회적 위계와 서열을 중시하던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연 ‘리더’는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인가?
사실 리더십은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학술적 개념이기도 하다. 이들에 따르면 리더는 ‘1등’일 필요도 없으며 반드시 어떤 공식적 ‘지위’에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진정한 리더는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스스로가 높은 윤리적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 진정한 리더는 스스로를 오히려 낮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결국 리더십은 일방적인 영향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내포하는 개념이다. 진정한 영향력은 그것을 행사하는 사람과 더불어 그 영향력을 기꺼이 수용하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해야 성립한다. 진정성 있는 소통과 공감이 중요한 이유이다.
대학의 중요한 사회적 책무는 미래사회의 리더를 키워내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리더십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요즘, 사회의 각 분야에서 진정한 리더가 되는 사람을 키워내기 위해 우리 대학 사회가 진정으로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은 무엇일지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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