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곶매] 한양대학교 안에 리틀 박근혜가?
[장산곶매] 한양대학교 안에 리틀 박근혜가?
  • 한소연 편집국장
  • 승인 2017.03.05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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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소연 <편집국장>

똥군기로 논란이 된 당사자들의 대처를 보고 있노라면, 현재 직무 정지가 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생각난다. 한양대학교에 리틀 박근혜라니, 참으로 흥미롭다.
지난 겨울방학에 드러난 서울캠퍼스 교육방송국의 문화는 ‘똥군기 문화’라기에 마땅했다. 반성문 100장 쓰기, 운동장 뛰기, MT 필참과 사발식 등이 그렇다. 납득할 수 없는 요구를, 심지어 강권하기까지 하는 것은 폭력이라는 걸 모르는 듯 했다. 이후 그들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재했지만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풀리지 않는 의문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안타깝게도 인터뷰는 불발됐다. 인터뷰를 거절한 그들의 입장은 이랬다. “개강을 맞이해 수습국원을 모집하는데, 그 시기에 맞춰 기사가 나가는 것이 조심스럽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국원들이 다시 정신적 피해를 입을까 우려된다.”
지난주, ERICA캠퍼스 과기대 해양융합공학과에서 군기 논란이 일어났다. 그들의 만행이 담긴 게시글과 동영상은 일파만파 커졌다. 심지어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본지는 꽁꽁 숨어있는 당사자들을 만나 사건의 진실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했다. 우려했던 대로 해당 학과 회장은 인터뷰를 거절했다. “난 어떤 말도, 어떤 인터뷰도 하지 않겠다”라는 게 그의 답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장본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해 말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놨다. 모든 정황이 그녀를 가리킴에도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런 일은 없었다고, 누군가의 모함이라고 한다.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침묵으로 일관하더니, 탄핵 심판 날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국가의 수장이 이런 입장이니, 아니나 다를까 도모한 세력들도 역시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크다.
필자는 세 개의 사례를 열거했다. 군기 논란을 일으킨 학생들이 사안에 대처하는 모습과 한 나라를 뒤흔든 수장의 모습이 어째 닮아 보이지 않은가?
침묵이 능사는 아님을 우린 알고 있다. 은폐한 진실이 있다면 밝혀야 하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뉘우치고 시정을 하는 게 상식적이다. 시민의 대다수가 근 몇 달간 그렇게 주장했다.
그런데 사람이 자기 말에 설득력을 가지려면 적어도 ‘일관성’이라는 걸 갖춰야한다. 부정부패를 일삼아 온 대통령과 최순실을 보며 그렇게 목소리를 높이던 사람이 자신의 잘못엔 목소리를 낮춘다. 잘못 앞에 ‘침묵’하는 공인들에게 분개하던 청년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난처해지니 ‘침묵’한다.
일관되지 못한 언행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바라건대, 만행을 저지른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을 들쑤셔 놨음에도 입을 굳건히 다물고 있는 이들에게 분노했다면, 침묵을 멈춰라. 그래야 당신들의 주장과 입장에 일관성이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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