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크 뉴스는 왜 확산되나
페이크 뉴스는 왜 확산되나
  • 이태성 기자
  • 승인 2017.03.04
  • 호수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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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정농단 및 탄핵정국 사태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뉴스 소비도 활발해졌는데, 최근 ‘페이크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페이크 뉴스는 말 그대로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구성된 가짜 뉴스를 뜻한다. 글이나 사진, 영상 등을 짜깁기해 만든 거짓 정보를 실제로 보도된 내용인 것처럼 속이는 방식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페이크 뉴스는 전 세계의 골칫거리다. 얼마 전 대선을 치른 미국에서는 힐러리를 비방하는 페이크 뉴스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왔다는 분석이 있기도 했다. 독일에서도 메르켈 총리가 히틀러의 딸이라는 페이크 뉴스가 돌아 독일 법무부가 나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경고를 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1월 우리나라에서도 페이크 뉴스와 관련된 해프닝이 두 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가 헌법재판소 탄핵 변론 자리에서 ‘노동신문’을 활용해 종북 세력이 촛불집회를 주동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 변호사가 근거로 내세운 ‘노동신문’이 페이크 뉴스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또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소식으로 떠들썩했던 당시 반 전 총장은 ‘퇴주잔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퇴주잔을 마셨다는 영상은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는 사실이 추후 밝혀졌다.
이처럼 페이크 뉴스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뉴스 제작 방식의 변화다. 미디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전문적인 기술이나 특수한 제작 환경이 없어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뉴스를 생산, 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뉴스로 생산 및 유통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확증 편향’이라는 심리요인이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이다.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정보의 근거나 타당성은 고려하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때 페이크 뉴스는 더 쉽게 확산된다.
마지막으로 권위 있는 사람의 의견에 쉽게 동조하는 것이다. 저명한 교수나 평론가의 말이라면 무조건 옳다고 믿는 현상인데, 실제로 당사자가 하지 않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저명한 이름 때문에 독자들은 조작된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채 뉴스를 신뢰하게 된다.
페이크 뉴스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성숙한 뉴스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 이재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언론사는 독자들을 위해 사실관계를 끊임없이 검증해줘야 하고, 독자는 새로운 뉴스를 접했을 때 최소 2곳 이상의 매체를 통해 정보를 검증해야 한다”며 쌍방향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페이크 뉴스에 속지 않기 위한 각자의 노력은 더 나아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회 구축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움: 이재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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