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중국 전자상거래 대표주자, 타오바오
[중국은 지금] 중국 전자상거래 대표주자, 타오바오
  • 정예림 기자
  • 승인 2016.12.09
  • 호수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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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살 것이 있어 마트에 갔을 때다. 함께 간 중국 친구가 “인터넷에서 사면 훨씬 저렴하다”며 “설마 타오바오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을 덧붙였다. 그녀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는 중국에서 무언가를 구매할 때 타오바오가 빈번히 이용된다는 점을 조금이나마 알려주는 듯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전자상거래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위에서 언급한 타오바오와 티몰, 징동닷컴, 이하오디엔 등이 있고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사이트로는 타오바오를 꼽을 수 있다.
 타오바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으로 2003년 등장한 이래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다. 현재 타오바오는 5억 명가량의 이용자 수와 일일 방문자 2억 명이라는 인기를 자랑한다.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50%를 넘긴 타오바오는 올해 중국의 기업분석기관 후룬이 발표한 ‘2016 중국 200대 브랜드 순위’에서 2,300억 위안(약 38조 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1위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다.
타오바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던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그중 첫 번째 요인으로 이벤트를 꼽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중추절, 국경절 등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면 자주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그중 11월 11일을 광군제(솔로데이)라고 부르는데 이날을 전후로 중국에서는 대형 할인 행사가 열린다. 이 기간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오바오는 광군제 기간이면 매년 双11(두 개의 11)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는 双11 배너가 붙은 모든 품목을 할인해준다는 의미로, 파격적인 할인을 통해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의류, 식품 등 거의 모든 항목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는 이곳으로 몰려들었고, 광군제 기간 타오바오의 매출은 매년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하루에만 한화 16조 원의 매출을 올린 것에 이어, 올해는 하루 매출 20조 원이라는 기록을 세워냈다.
이외에도 타오바오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전략적으로 잘 구성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이 앱 개발에 숨어있는 것이다. 우선 타오바오 앱은 편의성을 중시한다. 일례로 소비자와 판매자는 앱 내에서 메신저 형식의 채널을 통해 즉각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 그곳에서 소비자는 대량 구매 시 흥정을 요구할 수 있고 교환, 환불 등에 대한 이야기를 판매자와 나누기도 한다. 카카오톡을 주고받듯이 이용하면 돼 간편하고 문의 처리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점 외에도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모조품 문제인데,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는 명품뿐만 아니라 담배, 화장품, 의류 등에서도 ‘짝퉁’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타오바오는 상품의 60% 이상이 가짜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모조품이 문제없이 판매될 수 있도록 방조했다는 이유로 제소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타오바오는 예전에 이미 악덕시장(notorious market, 위조 상품을 유통하는 업체)으로 분류된 바 있다. 하지만 모조품 퇴출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알리바바 측의 선언으로 인해 이 리스트에서 제외됐었다.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원성과 논란으로 인해 알리바바 측은 대대적인 모조품 단속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미비해 모조품 유통 문제를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미국 의류·신발업계는 타오바오를 다시 악덕시장으로 분류해달라고 미국 무역대표부에 요청하고 있다. 따라서 개개인의 소비자로서 이를 이용할 때는 믿을만한 판매자로부터 구매를 진행하고 후기를 잘 살피는 등 주의를 다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로서 경험하는 타오바오는 그저 실망감만 안겨주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타오바오가 갖는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다. 이를 반영하듯 ‘타오바오 빌리지’라는 용어도 만들어졌다. 간단히 말하면 타오바오를 통해 경제가 성장한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 관련 서비스업 발전 등 지역 경제를 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여러 장점과 동시에 논란도 갖고 있는 타오바오가 앞으로 중국에 얼마나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지, 그리고 국경을 넘어 국외로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는 것도 중국 시장을 이해하는 흥미로운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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