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것으로 최대의 가치를 느껴보자, 미니멀 라이프!
최소한의 것으로 최대의 가치를 느껴보자, 미니멀 라이프!
  • 한소연 기자
  • 승인 2016.11.19
  • 호수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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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상하고 있는 미니멀리즘, 현명한 향유 방법은?

밤늦게까지 과제를 하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다. 방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자 더 이상 읽지 않는 책과 다양한 전자제품이 가득한 광경이 보인다. 가끔 싹 다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당신만 이런 충동을 느끼는 건 아닐 것이다. 지난 11월,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모델 이소라 씨는 “10년, 20년 동안 제가 사랑한 것만 살아남은 것”이라며 불필요한 것들은 ‘살아남지 못한’ 휑한 집을 공개해 이슈가 됐다. 이처럼 필요 없는 물건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정리하며 소박한 삶을 지향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최소한을 소유하는 삶,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알아보자.

미니멀리즘, 그 매력에 매료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와 소유는 합리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이에 염증을 느낀 이들에 의해 새로운 생활 방식이 제기된다. 바로 ‘미니멀 라이프’이다. 미니멀 라이프란 필수적인 것들로만 채워진 삶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통해 스스로 진정한 가치를 두는 것들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삶의 방식이다.
미니멀 라이프라는 개념은 19세기 초 출현했지만, 본격적으로 그것이 인식되고 입소문을 타게 된 건 2010년 미국과 일본에 의해서였다. 미국의 조슈아 필즈 밀번은 20대 후반에 부와 명예를 얻는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망으로 삶과 소유의 무상함을 느꼈고, 미니멀 리스트가 되기로 한다. 이후 그는 책과 블로그를 통해 미니멀 리스트로서의 깨달음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역시 미니멀리즘 열풍이라 할 정도로 미니멀 라이프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건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으며 소유의 무의미함을 생각한다. 인간의 삶 속에서 진정한 가치는 물건에 있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한국의 미니멀 라이프는 현재 그 시작점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3-4년 사이에 예능 프로그램, 책, 블로그 등을 통해 미니멀 라이프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빈번히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미니멀 라이프 관련 도서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연예인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이란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힘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도구, 쓸데없는 것들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 내 삶을 만족으로 채우는 행복이다.”-도서 「두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중

그 매력이 도대체 뭔데?
21세기인 지금 왜 미니멀 라이프가 주목받고 있을까? 도서 「처음 시작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저자이자 미니멀 리스트인 작가 선혜림 씨는 대중들은 소비주의 문화에 찌들었고, 그 대안책으로서의 미니멀 라이프에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끊임없는 환경파괴에 대한 거부 의식이 생겼고 경제 침체로 줄어든 소득에 절약 정신이 생긴 것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그녀는 “미니멀 리스트가 되니 소비주의 이데올로기가 약화됐다. 이에 따라 나의 가치는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며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을 말하기도 했다.
미니멀 라이프가 온전히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에 김윤태<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니멀 라이프는 우리의 행복감을 찾기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라고 말한다.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듯 무리하게 금욕적 생활을 하는 것은 정답이 될 수 없다. 김 교수는 “미니멀 라이프를 공간 다이어트라고 한다면, 무리한 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을 동반한다. 그처럼 무리한 미니멀 라이프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자신이 행복감을 느끼는 적정 수준을 정해 천천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불교 경전 「숫타니파타」 속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사랑은 집착이 되고, 집착은 고통이 되나니.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결국 집착이 되고 집착은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고통을 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소비하고 소유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행위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조금은 내려놓고, ‘내가 사랑하는 것이 되레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행위는 물질문명의 이기 속 현명한 향유자가 되기 위한 태도가 될 것이다.

도움: 이승진 기자 wsy2578@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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