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모빌리티’, 재점화된 이동수단의 혁명
‘퍼스널 모빌리티’, 재점화된 이동수단의 혁명
  • 윤가은 기자
  • 승인 2016.11.05
  • 호수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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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의 바람을 일으키다

전기로 움직이는 개인용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이 주목받고 있다.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편해질 수 있을까? 퀵보드와 자전거, 스케이트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상용화되면서 이제 더 이상 땀 흘리며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

개인용 이동수단의 모든 것
개인용 이동수단이란 전기 에너지를 동력으로 해서 움직이는 1~2인용 교통수단이다. 사실 개인용 이동수단이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 시작은 딘 카멘이 2001년 개발한 세그웨이였다. 이것이 처음 등장했을 땐 혁신적인 이동수단이라 칭송 받았으나 약 천만 원에 이르는 가격으로 널리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실패한 세그웨이는 중국의 나인봇(Ninebot) 사를 통해 모방 제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세그웨이를 인수한 나인봇은 세그웨이의 절반 가격에 제품을 내놓았고,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개인용 이동수단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새롭게 등장한 개인용 이동수단은 탑승자가 어떠한 두드러지는 모션도 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전의 퀵보드나 스케이트보드, 자전거와는 다르다. 손잡이(핸들 스틱)가 없는 개인용 이동수단의 경우 직진하거나 후진하라고 명령하는 버튼이 없다. 대신 방향을 바꾸거나 앞뒤로 나아가게 하는 장치가 아닌 무게중심을 옮겨가며 걷는 인간 신체의 원리가 적용됐다. 오로지 앞, 뒤, 좌, 우로 움직이려는 몸의 무게중심 이동과 균형만으로 기기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결국 탑승자의 무게중심을 움직이는 아주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성인 남녀가 걷고 뛰는 속도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① 세그웨이
② 아이보드
















③ 나인봇

① 세그웨이: 개인용 이동수단의 새로운 장을 연 세그웨이의 사진이다. 처음 출시됐을 땐 약 천만 원에 이르는 가격에 대중 보급이 좌절됐다. 최고 속도는 20km/h에 이르고 완전 충전돼있을 시 평균 30km까지 달릴 수 있다.

② 아이보드: 두 발로 기기를 지탱하고 몸의 무게중심 이동으로만 기기를 움직이는 ‘아이보드’의 경우 2~3시간의 충전을 통해 최대 10km/h의 속도로 최대 거리 10km까지 움직일 수 있다.

③ 나인봇: 나인봇 사에서 나온 ‘나인봇 원E+’의 가격은 109만 원이며, 최고 속력은 22km/h로 주행거리는 35km이고 무게는 14.2kg, 충전은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개인용 이동수단의 한계와 가능성
개인용 이동수단을 이용할 때는 안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세그웨이의 CEO 제임스 헤셀든은 2010년 자사 제품 세그웨이를 타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숨을 거뒀다. 당시의 자세한 상황은 모른다 하더라도 한 기업의 CEO가 자사제품을 사용하다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상체가 기댈 장치가 없어 발 또는 종아리에만 의지할 수 있는 ‘아이보드’나 ‘나인봇’의 경우에는 더욱 안전문제가 중요하다. 방심하다 균형을 잃으면 몸의 중심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소형화 기기의 특성상 다듬어지지 않은 길 위를 달릴 때나 경사도가 높은 구역을 지날 땐 특히 더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달릴 때는 땅에 닿는 면적이 좁아 작은 충격에도 무시 못 할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퍼스널 모빌리티 앞에는 여전히 속도의 벽이 놓여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가 이동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려면 도보로 걸을 때나 자전거보다도 속도가 빨라야 한다. 속도 경쟁력이 없다면 일회적 유흥거리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 바퀴 달린 휠리스가 국내에서 반짝 유행하는 데 그치고 말았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 도로교통법 상 개인용 이동수단을 타기 위해선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가 필요하다. 법적으로도 아무 곳에서나 탈 수 없고 차도에서만 탑승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용 이동수단은 친환경 사업으로서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안전한 탑승 환경을 보장하는 법을 정비해야 한다.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져 가는 와중에 전력에너지로 움직이는 기기는 환경의 차원에선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법으로 안전까지 보장할 수 있다면 개인용 이동수단은 자유로운 이동의 미래를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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