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뭐하세요?
교수님! 뭐하세요?
  • 한소연 기자
  • 승인 2016.09.27
  • 호수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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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어떤 존재일까? 우리에겐 그저 이론을 알기 쉽게 알려주시는 ‘선생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그들이 주로 하는 일을 보면 ‘선생’이란 호칭보다 ‘학자’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그들은 대학 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조건 하에 자신의 주 전공 분야를 더 깊게 탐구하고 연구하기 위한 환경을 제공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성인의 대표 집단 교수님! 그들은 어떤 학문을 탐구하며 이론을 정립하고 있을까? 교수님의 연구실을 습격해보자.
Q1. 교수님의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Q2. 최근 연구 분야에 대한 주제는 무엇인가요? 간략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Q3.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신 건가요?


 

인간의 몸에 대한 통찰, 그 눈으로 세계를 조명하다

이재복<국문대 한국언어문학과> 교수

 

A1. 저는 96년에 등단을 한 이후로, 주로 ‘몸’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이라는 것은 세계에 내가 존재함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자아가 이 세계에 표출되기 위해선 인간의 몸을 안 거칠 수가 없죠. 때문에 전 이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몸’이라는 것에 집중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좀 더 쉽게 말해서, 저는 몸을 통해 세계와 문명을 전망하고, 또 문학을 보는 것이죠.
A2. 최근에 「몸과 그늘의 미학」이라는 책을 출판했어요. 제가 그 전에 집필한 「몸」, 「비만한 이성」 등 ‘몸’에 대한 이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에요. 결국 관통하는 이야기는 같아요. 저는 인간의 몸엔 에코적임과 디지털적임이 상생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시각에 입각한 ‘몸’으로 현대 문명과 현상을 비평하는 책이에요.
A3. 디지털화된 현재에 인간의 존재가 너무 디지털적으로 규정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필요성을 느꼈죠. 가장 원시적임(에코)과 가장 현대적임(디지털)이 상생하는 ‘몸’을 한 쪽에 치우쳐 정의하는 것은 인간을 불완전하게 규정하는 태도인 거예요. 에코토피아도 아니고 디지털토피아도 아닌, 둘이 통합된 몸을 통해 세계를 조명하는 태도를 갖고, 또 그런 시각을 함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멀지만 가까운 지역, 유럽을 연구하다

최진우<사회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A1. 제 전공 분야는 크게 비교정치, 국제정치, 국제정치경제입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온 분야는 유럽정치 및 유럽통합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 연구예요. 유럽은 우리나라와 정치?경제적으로 많은 이해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물리적 거리가 멀어서 관심이 저조하고, 안보에는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학술적으로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죠. 저는 그런 면이 아쉽다고 생각했고, 유럽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A2. 난민 문제, 이에 대한 유럽 사회의 반응이나 그것이 유럽통합에 끼치는 영향, 그리고 난민 수용에 반대를 외치며 이례적인 속도로 세력을 넓혀가는 극우 정당 등에 대해 연구를 했습니다. 그 외에도 요즘은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대외원조정책이 외교적인 측면에서 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A3. 최근 유럽에서 연이어 발생한 테러나 난민 문제, 그리고 브렉시트 등의 사건은 정치·경제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큰 사건들이기에 유럽사회가 흔들리고 있죠.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추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김도엽 기자 j52590@hanyang.ac.kr



한국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연구하다

김정기<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A1. 저는 △미디어 △사회 △수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매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해왔습니다. 특히 수용자들이 미디어와의 상호작용에서 어떤 것들을 얻고, 이 과정에서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논문들을 주로 썼어요. 몇 년 전부터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A2.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이념 △세대 △지역 △직업 간 불통이 화두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특성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정치·경제적인 부분에서만 고려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커뮤니케이션’이 기여할 수 있는 ‘한국적인 의미’ 같은 것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A3. 미디어보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가 덜 돼왔다고 봐요. 국내의 경우 주로 매스미디어에 편중된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지, 발전 및 해체하는 핵심요소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은 거죠. 그래서 개인과 개인 간 커뮤니케이션에서 더 나아가 사회공동체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위해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성환 기자 wgysh11@hanyang.ac.kr



확률과 통계로 효율적인 선택을 연구하다  

허선<공학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A1. 확률모델링과 데이터마이닝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확률모델링은 여러 가지 현상들을 수학적 확률을 기반으로 표현해내는 것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통화 통신기기를 얼마나 설치해야할지를 생각해봅시다. 이때 특정 시간대에 통화가 오거나 오지 않을 확률 등을 계산해 비용과 성능 사이에서 최적점을 찾아내는 것을 확률모델링이라 해요.
데이터마이닝은 대용량의 데이터 안에서 패턴이나, 숨겨져 있는 정보 등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령 반도체 공장은 공정 중간마다 불량품을 검사하는데, 온도나 압력 등의 일부 데이터를 채취해 불량률을 측정해요. 하지만 일부만 봤기 때문에 어디서 불량이 생겼는지 정확히 알기가 힘들죠. 이때 데이터마이닝을 활용해 불량품이 발생하는 패턴을 찾아 정확도를 높이는 겁니다.
A2. 최근에는 클라우드 제조(Cloud Manufacturing)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디자인, 제조 등의 모든 제조과정을 한 회사가 담당하고 있죠. 반면 클라우드 제조는 이 과정들을 세분화합니다. 그 다음 세분화된 분야의 기업들을 과거 이력, 고객평가 등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한 공정 안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선별합니다. 그리고 이를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해 잘 엮어주기 위한 연구를 하는 거죠.

 

박영빈 기자 po4857@hanyang.ac.kr

 

사회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지적재산법을 연구하다

윤선희<법학전문대학원> 교수

 

A1. 저는 지적재산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산업재산권 분야에 많은 관심이 있죠. 과거의 지적재산법은 실무적인 측면에서 많이 사용됐음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인 정착이 미비하던 상태였어요.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셈이죠. 그래서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A2. 최근에는 산업재산권이 다른 법과 겹쳐서 생기는 문제, 일명 법의 사각지대라고 하는 분야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어요. 예를 들어 창작물에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지적재산법과 독점을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의 조항이 충돌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충돌하는 상황을 잘 조율하는 방법에 관심을 많이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3. 사실 이러한 법의 사각지대는 학자로서도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례가 없는 연구라면, 누군가는 관심을 두고 해야만 해요. 그리고 과거에는 하나의 법과 다른 법이 겹치는 문제가 크게 없었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다소 떨어졌지만, 사회가 발달하고 법체계가 방대해지면서 법과 법 사이에 생기는 문제가 많아졌어요. 그런 사회적 필요에 부응한 것이죠.

김도엽 기자



합리적인 학자, 합리적인 세계를 열다

강성만<경금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A1. 제 전공 분야인 범죄경제학, 교육경제학, 그리고 응용미시경제학은 모두 미시경제의 프레임 안에서 긴밀하게 연결돼있어요. 그 프레임은 ‘모든 사람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이해당사자의 효용과 비용을 비교·분석하고, 실제 데이터를 사용해 현상들의 인과관계를 밝혀내요. 그 중 범죄경제학은 합리적인 선택으로서의 범죄를 연구하는 것이에요. 이때 범죄자는 효용과 편익을 비교해 범죄를 저지르는 합리적인 사람이죠. 마찬가지로 교육경제학도 간단히 말하자면 재정과 장학금 등이 관련된 교육시장 속에서 각 이해당사자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를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A2. 지금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또래효과’를 연구하고 있어요. ‘전과 기록이 있는 친구가 또래에 있으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는가?’가 주제예요. 전과 기록이 있는 친구는 특히 비슷한 소득 수준의 또래에게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아요. 예를 들면, 전과가 있는 저소득층의 아이는 다른 고소득층의 아이에겐 영향을 못 미치지만 다른 저소득층 아이에게는 영향을 미칩니다. 영향을 받은 저소득층 아이는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게 되죠. 반대로 고소득층이면서 전과 기록이 있는 아이는 또 다른 고소득층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예요.
A3. 학부모들이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하는 이유가 뭘까요? 다른 무엇보다 또래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걸 지금까진 추측만 해왔고 기존의 연구도 또래의 범위를 넓게 뒀는데, 저는 또래의 범위를 좁히고 빅데이터를 사용해서 현상을 실증적으로 증명해내고 싶었어요.

윤가은 기자 gaaee@hanyang.ac.kr



대한민국 스포츠정책의 개선방법을 연구하다

박재우<예체능대 생활스포츠학부> 교수

 

A1. 제 연구 분야는 스포츠정책입니다. 국가의 스포츠 발전과 진흥을 위한 정책들을 학술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함의와 대안적 지식을 생산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활스포츠와 엘리트스포츠 발전에 관련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A2. 최근 제가 관심을 두고 기획하고 있는 연구 주제는 스포츠 영역에의 Good Governance 제도 도입과 실현 방안입니다. 선진 스포츠문화 구축을 위한 정책적 제도와 방안에는 스포츠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Good Governance 제도가 있기 때문이죠. 이 제도에 대한 실현과 정착 방안을 정책적인 측면에서 연구를 기획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A3. 국내 체육계와 스포츠계는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입지와 위상을 구축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많은 승부조작, 조직 사유화와 같은 비리와 부조리가 존재해왔다는 것이 사실이죠. 체육계의 잃어버린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대한체육회와 종목별 경기단체들의 행정문화 및 행정체계의 체질 개선방안을 Good Governance라는 제도적 개념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윤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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