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어렵다면 아무 생각하지 마라
[취재일기]어렵다면 아무 생각하지 마라
  • 이승진 기자
  • 승인 2016.09.10
  • 호수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들에게 있어 취재는 일상이다. 그러나 필자는 한대신문에서 일한 두 학기의 경력이 무색할 만큼 아직도 취재가 어렵다. 취재가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로 기자는 항상 ‘을’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인터뷰이에게 끊임없이 연락을 시도해도 그들이 인터뷰를 원치 않는다면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뷰가 없는 기사는 기사 자체의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인터뷰 컨택을 해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주어진 기간 내에 반드시 취재를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어떤 일이 있어도 정해진 날에 발간돼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렇게 취재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프로처럼 행동하자’고 생각했다. 프로는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다. ‘사람이 없었다’, ‘과정이 어려웠다’ 이런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취재 때마다 인터뷰이들에게 아무 생각 없이 매달렸다. 한 번은 필자를 피해 숨어있던 학생회장이 학생회실에서 나올 때까지 3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인터뷰를 받아낸 적이 있다. 또 한 번은 마감에 쫓겨 해당 소재를 연구 중인 우리나라 모든 교수의 학교에 전화를 걸어 연구실 번호를 알아낸 뒤,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한 적도 있었다.

필자는 이렇게 약 1년 동안 취재를 하면서 ‘무의식’의 가치를 느꼈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단순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어려운 일을 해낸다. 실패와 두려움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어릴 적에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자주 했었다. 그때마다 수없이 리허설을 반복했고 무대에 올라서는 아무 생각 없이 연기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의 필자는 실패와 두려움을 의식하지 않았다. 어려운 취재를 프로처럼 해나가는 것,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