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스몰웨딩' 했어요
우리 '스몰웨딩' 했어요
  • 이주비 기자
  • 승인 2016.05.28
  • 호수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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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성<철학과 11> 동문과 지성은<작곡과 09>동문은 한양대학교에서 만나 3년 정도의 연애 끝에 지난달 21일 스몰웨딩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틀에 박힌 코스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평소 결혼식 문화에 문제의식을 가지고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스몰웨딩을 준비하게 됐다는 그들의 ‘스몰웨딩’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몰웨딩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보성(이하 박): 일반적인 결혼식은 하객을 많이 부르기 때문에 신랑, 신부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아요. 또 사람이 많다 보니 그사람들 한 분 한 분과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하는무의미한 결혼식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저희는 신랑, 신부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밥만 먹고가는 결혼식을 피하고 싶었어요. 또 하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싶기도 했고요.

스몰웨딩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성은(이하 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주체성을 가지고 저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죠. 저희의 로망이었던 삼청동레스토랑에서 식도 올리고 사진,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 모든 것을 저희가직접 했어요.
박: 결혼식 자체를 전부 다 우리가 직접 만들었다는 데에서 오는 뿌듯함도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지: 맞아요. 특히 하나하나 직접 준비하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결혼과 결혼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돼서 좋았던 것 같아요. 플래너에게 결혼식을 맡겼다면 이런 생각은 못했을 거예요.

결혼식 준비 과정을 이야기해주세요.
지: 저희는 ‘삼청동의 한옥 레스토랑에서 하고싶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포털 검색창에 ‘삼청동레스토랑’이라고 쳐서 나오는 곳을 다 직접 방문했고, 가격과 분위기 모두 만족스러운 곳을 선택했어요. 스몰웨딩은 확실히 웨딩홀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았어요. 또 보통 웨딩홀에서 하면 홀에서 식순을 다 정해주는데 저희는 레스토랑에서 하기도 했고 주례도 없어서 식순도 저희가 원하는 것들로 구성했어요.
박: 드레스의 경우 웨딩플래너의 도움 없이 발품을 팔아 싸게 대여할 수 있었어요. 또 아내의 친구 중에 영화를 하는 분이 있어서 그분에게 결혼식 영상 촬영을 부탁했고 사진사도 지인을 통해서 부탁을 드렸어요. 앨범용 사진은 웨딩스튜디오가 아닌 괜찮다고 알려진 사진관에 가서 촬영을 했어요. 이 사진으로 청첩장도 직접 만들어 돌렸죠.

마지막으로 스몰웨딩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지: 결혼은 부부만의 행사가 아니라 양가 집안의 행사인 만큼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될 거에요. 하지만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서 이 방법이 옳다고 생각하고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배우자와 논의하고 싶다면 스몰웨딩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저희같은 부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주비 기자 tph02119@hanyang.ac.kr 사진 제공: 박보성·지성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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