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우리 모두 밤하늘을 보자
'별 헤는 밤', 우리 모두 밤하늘을 보자
  • 한소연 기자
  • 승인 2016.04.30
  • 호수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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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 천체 투영실에 가다


며칠 전 기자가 듣는 수업에서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가 나왔다. 교수님께서는 하늘과 별이 자주 등장했던 그의 시를 이야기하며 현대인들이 길을 걸으면서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땅만 보며 걷는다는 사실을 각박한 인생살이에 빗대어 표현하셨다. 땅‘만’ 보고 걷는다는 표현에 동의하진 않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이 현대인들에게 드문 일인 것 같다는 말엔 동의한다. 평소 버킷리스트에 ‘별 보러 아타카마 사막 가기’가 있을 만큼 별보는 것을 좋아하는 기자는 그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것만큼 평화롭고 행복한 일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밤하늘을 보길 바라기도 했다.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는 현실은 개인의 탓도 있겠지만 외적인 이유도 클 것이다. 별을 자주 봤던 기자도 미세먼지와 어둠을 밝히는 강한 네온사인등 각종 불빛으로 뒤덮인 하늘 탓에 쉽사리 별을 볼 수 없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서울의 미세먼지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221㎍/㎥에 육박해 하늘이 흐렸으며, 2011년부터는 강한 네온사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세먼지와 강한 불빛이 별을 보는 것의 방해물이 되고 있음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현실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서울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의 천체 투영관이 그곳이다.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과학전시관(남산분관)은 서울과학교육의 센터로서 과학체험학습의 장을 제공하고 과학탐구 체험활동을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여 과학 문화를 확산 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 목적에 걸맞게 과학전시관(남산분관)은 지하 4층부터 지상 6층까지 물리, 지구과학, 생명과학, 화학 등 영역별로 매우 다채롭게 구성돼 있었다.


▲ 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 천체 투영실 속 천체 투영기

그 중 기자는 지하 1층 탐구 학습관에 위치한 천체 투영관에 입장했다. 천체 투영관(planetarium)은 천체와 같은 천문 영상이나 천체를 교육적 목적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반구형 스크린에 투영하며 상영하는 돔형 극장이다. 주요 구성품에는 반구형 스크린, 광학식 천체 투영기, 디지털 천체 투영기, 오디오 장치, 조명장치, 천체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풀돔 영상물, 통합제어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돔으로 된 공간이라 입장할 때부터 신기했고 그 내부 구성들을 자세히 보면 볼수록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망원경 같이 생긴 광학식 천체 투영기가 가운데에 위치해 있었으며 그 기구를 둘러싸고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의자가 자리해 있었다. 의자에 앉으면 등받이가 뒤로 젖혀져 누운 상태로 편안히 돔의 천장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과정에 별을 보는 프로그램 내용도 기대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이 꺼졌고 기자의 머리 위로는 아름다운 별의 향연이 펼쳐졌다. 늘 밤하늘의 별을 보며 마음의 평온을 얻고자 해서 그런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행복감이 온몸에 퍼졌다. 행복감에 도취될 즈음 봄철의 별자리에 대한 자세하고 재미있는 설명이 시작됐다. 큰 곰 자리, 작은 곰 자리의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찾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처녀자리, 목동자리, 사자자리의 기원까지 애니메이션을 통해 설명하니 이해가 쉬웠다. 무엇보다 암흑 속 별자리들 때문에 생긴 감동이 컸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약 25분간의 상영이 끝나고 다른 층에 있는 다양한 과학 실험들 또한 이곳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에 일조했다.

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남산분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10시에서 17시까지 개방된다. 또한 천체 투영관을 관람할 시, 상영 시간이 따로 있기 때문에 잘 알아본 후 가야한다. 천체 투영관에서는 계절별 별자리에 대한 정보를 주는 프로그램이 상영되며 천체 투영관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 전시를 관람하는 것은 모두 무료이다.

별은 우리의 생활에서 매우 친숙한 자연의 일부이며 아름답고 찬란한 순간의 부분이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을 담던 시인 윤동주처럼 우리 모두 밤하늘의 별을 찾으며 그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을 붙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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