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공부한 당신! 문화를 즐겨라
충분히 공부한 당신! 문화를 즐겨라
  • 이승진 기자, 오현아 기자
  • 승인 2016.04.30
  • 호수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험이 끝났다.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자리를 갖거나 영화를 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동안 학업으로 인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색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번 문화면에서는 공연, 전시회, 연극, 놀이의 4가지 문화를 기자들이 직접 체험한 뒤, 그 생생한 후기를 여러분에게 소개하려 한다. 무의식 속의 조율, 그리고 힐링 기자는 한양인들에게 즐거우면서도 의미가 있는 공연을 소개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공연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김진성<음대 성악과> 교수님께 조언을 구했다. 교수님께서는 합창, 또는 오케스트라를 추천해 주시며 그 이유를 “공연자들이 소리를 함께 조율해야 아름다운 하모니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다. 이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여쭸더니 교수님께서는 “사회생활도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조율할 줄 안다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조언을 구한 그날 저녁, 기자는 곧바로 예술의 전당을 찾아갔다. 많은 공연 중에서도 ‘스트라디바리 콰르텟&허승연’의 협주를 보기로 했다. 현악기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피아노의 소리가 어우러져 경쾌하기도 하고 구슬프기도 한 소리를 내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기자는 공연을 볼 때마다 연주자의 표정을 본다. 어떤 이는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고 또 어떤 이는 인상을 쓰며 음악에 심취해 연주를 한다. 개인적으로는 연주자들의 표정을 보며 그들의 심리상태에 싱크(sync)해 연주를 들을 때 보다 깊은 감상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도 연주자들의 표정을 살펴봤다. 보통 협주에서 몇몇 연주자들은 소리의 조율을 위해 때때로 서로의 연주를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은 전혀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자신의 연주에만 몰두했다. 그래서 눈을 감고 소리만을 들어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주자라는 이름값 때문이었을까, 그들의 연주는 물 흐르듯이 때론 강하게 때론 약하게 듣는 이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주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고, 기자는 그들이 진정한 프로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이미 서로의 연주에 대한 조율이 몸에 베있었던 것이다. 또한 무수히 많은 연습을 거쳐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어떠한 경지에 달해 있었다. 그렇게 기자도 그들과 함께 연주에 빠져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다만 유일하게 거슬렸던 것은 그들의 악기 의 활이 올라가기가 무섭게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때문에 연주에 심취돼 잔잔한 여운을 즐기고 있던 감성이 깨졌다. 그때마다 관객들이 단 10초만이라도 박수와 환호를 참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연주는 너무나 아름다웠고 시험에 지친 나에게 잠시나마 무의식 속의 힐링을 선사했다. 독자 여러분도 다양한 악기가 선사하는 조율 속의 힐링을 체험해보길 바란다.  글·사진 이승진 기자 wsy2578@hanyang.ac.kr


아홉 개의 방에서 펼쳐지는 빛의 감성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전시회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은 가수 빈지노, 에일리 등 여러 스타들이 방문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전시회는 디뮤지엄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8일까지 진행된다. 지난달 23일 찾은 디뮤지엄은 매표소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이 요즘 가장 주목받는 전시임을 증명해주는 듯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바로 포토존이 보였다. 이곳의 카메라 셔터소리는 전시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첫번째 방부터 마지막 아홉번째 방까지 빛으로 만든 △디자인 △사운드 △설치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각 방마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각 방을 들어설 때마다 관객들의 탄성소리는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또한 각 방에서는 빛으로부터 파생되는 감성을 느낄 수 있었고 원한다면 이런 감성을 사진으로 담아낼 수도 있다. 그 중 가장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방은 6번째 방인 ‘빛의 리듬에 몰입하다’-툰드라(Tundra)였다. 어두운 방 안에 수백 개의 육각형 타일들로 이뤄진 아치형 천장이 빛을 반사함으로써 마치 바다 속 동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줬다. 또한 방 안에서 울려 퍼지는 고래의 노래 소리는 더욱 효과적으로 작품을 돋보이게 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방에 들어서니 정말 고래 머릿속에 들어온 것 같이 웅장했다. 5번째 방인 ‘빛의 조각을 흩뿌리다’-스튜디오 조소(Studio Roso)에서는 수천 개의 디스크들이 나뭇가지 형태로 매달려 만들어내는 빛을 감상했다. 하지만 빛이 연해서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한편 8번째 방인 ‘빛의 그림자를 그리다’-데니스 페런(Dennis Parren)이라는 작품에서는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효과를 관객들이 직접 경험함으로써 빛의 예술적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방에서는 흔히 말하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그 기대만큼 사진이 잘 나왔다. 화려한 색의 그림자가 동선에 따라 펼쳐지며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이 감명 깊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새로운 예술적 분야를 여는 중요한 기회라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도 한 번 들러볼 것을 권한다.  글·사진 김채연 수습기자 codus0219@hanyang.ac.kr

당신이 공감할 연극, <오백에 삼십>


지옥 같은 중간고사에서 막 해방된 기자는 공부에 치여 그간 하지 못했던 문화 생활을 즐기기 위해 대학로로 향했다. 기자는 대학로 ‘풀빛극장’에서 상영되는 <오백에 삼십>이라는 제목의 연극을 선택했다. <오백에 삼십>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이라는 뜻으로 다수의 대학생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생계형 코미디’ 장르라 그런지 극장엔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무대에는 빌라의 입구와 그 앞에 작은 포장마차 같은 떡볶이 가게만이 연출돼 있어 관객의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단순한 구조에 의아함이 들었다. 본격적인 연극이 시작하기 전 두 명의 배우가 나와 관객들과 대화를 하며, 떡볶이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나눠 줬다. 덕분에 연극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고, 멀게만 느껴졌던 배우라는 직업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오백에 삼십>은 돼지빌라 주인의 죽음을 둘러싼 추리극이지만,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돼지빌라’에 살며, 빌라 앞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허씨’, 늘 손해 보고 사는 남편이 못마땅하지만 남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허씨의 아내 ‘흐엉’, 돼지 빌라의 주민이자 허씨를 형이라 부르며 돈독한 관계를 가진 발랄한 사람인 고시준비생 ‘배변’, 2층에 사는 주민으로 놀기 좋아하는 20대 여성이자 흐엉을 편견 없이 대하는 ‘미스조’ 등 현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물상으로 그려진다. 그로 인해 돼지빌라 앞 풍경은 다른 추리극과는 다르게 일상적이면서도 유쾌하다. 그러나 연극은 빌라의 주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을 조사하는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이 상황 속에서 그토록 사이좋던 돼지빌라 주민들은 서로에게 험한 말을 하고, 범인을 찾기 위해 전날에 있었던 상황들을 회상하며 서로를 살인범으로 지목한다. 이로써 관객에게도 범인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선사하고 스스로 범인을 추리하게 한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되며 허무한 결말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말에는 따뜻함이 더해져 긴 여운이 남는다. 연극 후에는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배우들과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마련돼 있다. 배우들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 시간 덕분에 연극을 더욱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글·사진 윤성환 수습기자 wgysh11@hanyang.ac.kr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 방 탈출 카페

어렸을 때 기자는 PC나 모바일로 ‘방 탈출 게임’을 즐겨 했다. 탈출 게임은 퍼즐을 풀면서 마치 탐정물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에는 이런 방 탈출 게임이 현실세계에도 구현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연 얼마나 흥미로운 체험일지,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다. 기자가 방문한 방 탈출 게임 카페에는 여러 가지 테마로 방이 구성돼 있어서 원하는 테마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평소 책『해리포터』시리즈의 팬이기도 했고 처음 하는 경험이라 비교적 쉬운 난이도인, ‘호그와트행 기차’라는 테마를 선택했다. 들어가기 전에 각 자물쇠의 작동원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받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안대를 착용한 뒤 게임이 진행될 방으로 들어갔다. 함께 방으로 들어가고 직원이 나가자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안대를 벗고 보자 방 안에는 기차역의 모습이 묘사돼 있고, 지팡이와 부엉이 인형도 있어서 꽤 마법세계 같은 느낌이 났다. 중앙의 모니터에는 제한시간의 카운트다운이 이뤄지고 있어 괜히 조바심이 났다. 모니터 아래에는 인터폰이 있었는데, 이것으로 직원에게 세 번까지 힌트를 물어볼 수 있었다. 방을 탈출할 수 있는 자물쇠의 비밀번호에 대한 힌트는 예상치 못한 곳에 숨겨져 있어서 자꾸 헛다리를 짚었고, 몇 가지의 퍼즐을 풀지 못한 채 20분의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그러자 모니터를 통해 예고된 2가지의 힌트가 주어졌다. 평소에 이런 류의 게임이나 추리소설을 즐겨 읽었기에 풀지 못하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당황했고, 그로 인해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어렵사리 통과한 첫 번째 방을 지나 두 번째 방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더 복잡하고 많은 종류의 퍼즐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 방이 바로 로비로 연결돼 있어, 외부의 소음 때문에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조금 떨어졌다. 한 가지 퍼즐에 막혀 우왕좌왕하다 제한시간이 20분 아래로 내려갔고 다시 힌트가 주어졌다. 다행히 힌트 덕분에 제한시간 12분 12초를 남겨두고 방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방을 탈출한 팀에게 제공되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받았다. 또 카페가 운영하는 SNS에 인증사진이 올라가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한 가지 종류가 아닌 다양한 퍼즐이 제공돼 게임을 하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고, 퍼즐을 하나씩 풀 때마다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탈출 과정에서 일종의 스토리 라인을 찾기 어려웠던 것은 매우 아쉬웠다. 또한 제공되는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편(1~2인 4만 4천 원)이다. 재정상태가 여유 있는 방 탈출 게임 초보자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오현아 기자 dhgusdk94@hanyang.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