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를 목격하셨나요?
부정행위를 목격하셨나요?
  • 정예림 기자
  • 승인 2016.04.30
  • 호수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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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시험문화 정착은 우리의 몫…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란 보다 높은 시험 점수를 얻기 위해 부당한 방법을 저지르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다른 수험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보여주는 행위, 부정한 휴대물을 보거나 무선기기를 이용하는 행위, 다른 수험생에게 답을 보여주기를 강요하거나 위협하는 경우, 대리시험 등은 모두 시험 부정행위의 대표적인 예이며 이는 대학 내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현재 한양대학교는 이런 부정행위를 근절하고 건전한 시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 시험마다 감독관은 수험생들에게 부정행위 적발 시에 가해질 불이익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으며 수강인원이 100명 이상인 대단위 강좌의 경우 2명 이상의 감독관이 시험을 감독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또한 부정행위로 적발된 학생에게는 해당 과목뿐만 아니라 해당 학기의 전체 과목에 F성적을 부여한다는 강경한 학칙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행위는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A양은 지난해 2학기 중간고사에서 부정행위를 목격했다. 대략 100명의 인원이 수강하는 대단위 교양 강좌였지만 시험 시 감독관은 한 명이었고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스스럼없이 부정행위를 행했다. 몇몇 학생은 서로 답을 베꼈고 휴대폰을 이용해 모르는 단어를 검색해보기도 했다. A양은 “교수님이 잠시 칠판에 안내사항을 적으시는 동안 다른 수험생에게 자신이 이미 작성 완료한 답안지를 건네주는 과감한 부정행위도 있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A양은 “이 사건 이후 대단위 강좌에서는 반드시 2명 이상의 시험 감독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이근희<교무처 학사팀> 팀장은 “2명의 감독관이 입실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모든 강좌에 의무화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오픈북 형식으로 실시되는 시험의 경우에까지 2인 감독관 시험 감독을 의무화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시험 형식과 과목 특성에 따라 담당 교수의 판단 하에 시험 감독 인원이 정해지는 것”이라며 시험 감독에 대한 입장을 덧붙였다.
최근 페이스북 ‘한양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도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가 올라왔다. 자신을 타 학과에서 기초필수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이라고 소개한 제보자 B씨 역시 A양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달 대형 강의실에서 기초필수 강좌의 중간고사가 치러졌고 당시 시험 감독관은 조교 한 명뿐이었다고 한다. B씨는 “이를 목격하자마자 기분이 상했다”며 시험기간이면 찾아오는 부정행위 사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부정행위는 이렇게 일부의 시험에서, 몇몇 학생들에 의해 분명히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제보가 들어와 사실 여부를 확인한 후, 해당 단과대에 징계 위원회가 소집된 적은 최근 몇 년간 전무하다. 부정행위가 발생하면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 우선적이기에 대부분의 경우 이 사안이 학교 본부 측에까지 넘어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부정행위 목격 제보가 공식적으로 이뤄지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이 가운데에서도 대다수는 사건이 발생하고 한참 후에 혹은 성적 처리가 완료된 후에 제보가 들어온다. 이런 경우 부정행위 진위 여부 입증도 어려우며 해당 문제 해결도 쉽지 않다. 이는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에 대비해 지침을 제대로 따라달라는 권고밖에 만들어내지 못한다. 곽상수<교무처 학사팀> 과장은 “시험이 끝난 직후 제보가 이뤄지면 조정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성적처리가 완료된 후 부정행위 제보가 들어오면 정정이 어렵다”며 부정행위를 목격한 학생이 있다면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곽 과장은 “부정행위 관련 제보 접수는 온라인 민원이나 소통한대 창구를 통해 받고 있다”며 “이 창구를 통해 민원을 접수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공지해 홍보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의 노력은 물론 부정행위를 목격한 학생의 적극적인 행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인식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곽 과장은 “아무리 제도가 마련돼도 학생들이 먼저 나서주지 않는다면 부정행위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며 학생 개개인은 정직하게 시험을 치르고 전체적으로는 공정한 시험이 치러질 수 있도록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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