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국제여름학교, 누구를 위한 것인가
한양 국제여름학교,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정예림 기자
  • 승인 2016.04.09
  • 호수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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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S 운영 방식에 의문 제기하는 학생들

현재 한양대학교는 재학생과 외국인 학생 간의 교류를 독려하기 위해 한양 국제여름학교(Hanyang International Summer School, 이하 HISS)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매년 여름방학 중 4주간 진행되는 국제 교류 프로그램으로 인문학, 공학 등의 다양한 전공을 △교포 △내국인 △외국인 △해외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유학생 등이 함께 어울려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997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때는 많은 학생들이 교환·교류 파견국으로 영미권 국가를 선호했지만 한양대와 영미권 대학 간의 교류는 활발하지 못했다. 이에 학교 측은 외국인 학생들에게 HISS라는 단기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신, 한양대 학생들이 학기 중에 해당 영미권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도록 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렇게 국제 교류의 물꼬를 튼 HISS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오는 여름학기에 진행될 약 170여 개의 강좌에 대해서는 1,600여 명의 학생이 이미 신청을 완료한 상황이다.
HISS는 일반 계절학기와 동일한 규정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재학생의 경우 수강료는 1학점당 7만 5천 원으로 책정되며, 외국인 학생의 경우 참가 비용으로 300만 원을 지불하고 있다. 국제 교류 활성화라는 취지에 맞게 많은 학생들이 이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지만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그 이유는 크게 참여 의무화와 수강신청 시의 차별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먼저 HISS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 HISS에 참여하는 내국인 학생 중 50~75%에 해당하는 2~300명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의무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학기에 영미권, 유럽권 등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대학으로 파견되는 교환학생은 HISS에 반드시 참여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파견과 관련한 사전 교육의 차원에서 의무화된 것이며, 학생들이 외국의 토론식 수업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한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에 2학기 교환학생 파견을 앞둔 익명을 요구한 A양은 파견이 영어 공인 인증 성적 심사와 적합한 선발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임을 강조하며 “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은지<국제처 국제팀> 대리는 “개인 사정이 있는 학생의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면 참여하지 않아도 인정하고 있다”며 HISS 참여가 무조건 강제적인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리고 HISS는 2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에게만 의무일 뿐, 해외 인턴십을 떠나는 학생과 1학기에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에게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에 이 대리는 “해외 인턴십의 경우 단기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파견 전에 HISS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라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 의무사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그녀는 “1학기 교환학생은 8월에 선발되는데 이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참여를 의무화하기에 곤란하다”고 답했다.
또한 수강신청에 대해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수강신청의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A양은 “수강신청은 항상 예민한 문제인데 외국인 학생에게만 우선권이 주어지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내국인 학생들이 수강신청에서 차별을 받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이 대리는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해당 대학에서 학점 인정 등의 절차가 필요해 수강신청을 미리 진행하는 것”이라며 “수강신청 기간에만 차이가 있을 뿐, 내국인 학생이 수강 인원 증원을 요청하면 대부분 증원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수강정정에 대한 어려움도 존재한다. 수강정정의 기회가 외국인 학생들에게만 있다는 것이다. 내국인 학생은 수업이 예상과 다르게 진행되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도 꼼짝없이 수업을 계속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일반 계절학기의 규정을 동일하게 따르는 HISS의 특성상 수강 학생들에게만 정정 기회를 주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 학생들이 수강정정이 가능한 점에 대해서는 “수업을 들으러 외국에서 힘들게 온 만큼 배려하고 있는 부분”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A양은 “강제로 참여하는 내국인 학생들에게 오히려 배려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학생들의 잇단 불만에 대해 이 대리는 “의무화에 따른 학생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며 ㄴ“수강신청에 대한 민원을 수용해 내국인 학생들의 수강신청 기간을 앞당기는 것을 고려 중에 있으며 앞으로도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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