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 O2O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 O2O
  • 이승진 기자
  • 승인 2016.04.02
  • 호수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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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혹시 O2O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O2O의 이름과 개념은 잘 모르더라도 막상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앱들의 명칭을 들어보면 친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도착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근처에 있는 택시 기사들에게 신호를 보내 즉시 해당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카카오택시’, 사진과 리뷰를 통해 먼저 사전정보를 얻고,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배달의 민족’ 등이 있다. 또한 2016 IT트렌드를 살펴보면 O2O는 어느 책, 기사를 막론하고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O2O에 대해 알아보자.


O2O라 쓰고 혁명이라 읽는다
O2O란 Online To Offline의 약자로 2010년 IT분야 온라인 매체 ‘Tech Crunch’가 소셜커머스의 성장세를 주목해 처음으로 언급한 개념이다. O2O의 개념은 사용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주로 PC를 이용해 여러가지 소비를 했다면 현재는 ‘모바일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항상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에 가지고 다니면서, 손가락 하나로 대부분의 소비를 해결하는 세상이 됐다. 이런 세태에 맞춰 온라인 기업들은 가상 세계 안에서의 활동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O2O의 영향력은 확대됐다.

이와 더불어 O2O는 2016년 IT업계에서 주목하는 트렌드로 떠올랐으며,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벤처기업 투자사들이 꼽은 가장 유망한 투자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O2O의 영향력 상승의 또 다른 이유로 배성주<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많은 기업이 비용을 낮추고 소위 프론트 오피스(front office)의 규모를 줄여 고객들과의 상호작용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기 때문”임을 들었다. 또 도서 「스마트폰으로 코끼리 사기」에서 O2O를 PC, 인터넷, 모바일에 이어 정보혁명의 4번째 물결(the 4th Wave)로 언급하고 있음으로 보아 O2O는 가히 혁명이라 불릴 만하다.

라이프스타일을 저격한 기업의 마케팅
당신도 일어나서부터 잠들 때까지 틈날 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진 않은가? 이렇듯 스마트폰은 어느새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돼버렸고 이를 일각에선 기존의 오감에 더해 여섯 번째 감각으로까지 보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수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쇼핑을 즐기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취향의 흔적들을 남기고 있다. 이는 곧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기업에 제공하는 것과 같다. 이에 따라 기업은 최소한의 비용과 인력으로 기술개발에 가장 핵심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O2O서비스는 지금 이 순간도 당신이 한 번이라도 더 ‘많이 클릭한 물건’ 등 다양한 정보들에 반응해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O2O서비스는 그 자체로 해당 분야의 최신 트렌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도서「스마트폰으로 코끼리 사기」에서는 ‘기업이 무료로 땅을 제공할테니 이곳에 와서 장사도 하고 서로 뛰어 놀라고 자리를 마련해주고는 수억 명이 그 공간에 모이면 해당 장터에 광고판을 설치하고, 대형 백화점도 건설해서 돈을 버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한다. 또한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불만을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내놓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기 때문에 O2O서비스는 그 자체로 기업의 마케팅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소비트렌드
O2O서비스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즉시성과 편리함이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O2O서비스는 그 어떠한 서비스와도 비교 불가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주문하고 만들어 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면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이용해보자. 사이렌오더는 대표적인 사전주문 서비스로서 스타벅스 앱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는데, 매장에 도착하기 전 미리 커피를 주문해 놓으면 완성됨과 동시에 사이렌 오더를 통해 주문한 커피가 완성됐다는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혹시나 매장에 늦게 도착해서 커피가 식어버릴까 걱정된다면 그럴 필요는 없다. 사이렌 오더는 고객의 위치 정보가 멀리 있을 땐 GPS를 통해, 매장 내에 있을 땐 근거리 통신기기인 비콘(beacon)을 통해 파악한 후 커피를  제조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들은 도착하자마자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또한 O2O는 쇼핑분야에서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존에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온라인을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는 ‘쇼루밍족’과, 반대로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확인하고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구매하는 ‘역쇼루밍족’이 있었다. 그러나 O2O가 상용화됨에 따라 그러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졌으며, 새롭게 24시간 동안 유통채널을 통해 쇼핑을 즐기는 ‘크로스쇼핑’의 소비 형태가 탄생했다. 이렇듯 O2O서비스는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소비자들에게 시공간을 넘어 개인의 스타일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2O의 미래, 스타트업, 그리고 흐릿한 단점
길거리를 걷다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편의점은 벌써 3만 점포 시대를 맞이했다. 이런 편의점 시장도 O2O를 통한 배달 서비스의 이용건수가 매달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방식으로 현재 O2O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유통·물류 시장의 트렌드 역시 주도하고 있다. 나아가 뷰티분야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대표적인 O2O서비스로는 카카오가 인수한 뷰티숍 고객관리 솔루션 ‘하시스’가 있다. 카카오는 계열사 하시스를 통해 올 상반기 중 ‘카카오 헤어샵’(가칭)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헤어샵이 출시되면 하시스의 ‘헤어짱’, ‘뷰티짱’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더욱 편리하게 뷰티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최근 여행분야에서 ‘옐로트래블랩스’는 △전 세계의 한인민박과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 ‘한인텔’ △항공권 정보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플레이윙즈’ △실시간 펜션 예약 서비스 ‘우리펜션’ △숙박업소 예약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는 ‘자리’ 총 4개의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했다. 이런 O2O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옐로트래블랩스는 기존 여행업체들과는 다른, 여행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O2O의 영향력은 개인의 라이프와 편의를 넘어 조만간 의료상담이나 법률자문 같은 전문 분야까지도 확대될 것이라 전망된다. 이런 사례들만으로 미루어볼 때에도 O2O서비스는 일시적인 소비 트렌드가 아닌, 가까운 시일 내에 우리 사회를 분야와 무관하게 그물망처럼 엮어 하나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많은 학생들이 IT분야와 관련해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 O2O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아이템 중에서도 유망한 투자처로 꼽힌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O2O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는 성장성 있는 O2O 관련 스타트업을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입도선매’하는 전략으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O2O의 가능성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O2O 관련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것이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카카오와 같은 소위 ‘O2O공룡’ 기업들이 그들과 흡사한 일반인들이 만든 O2O서비스의 등장을 자본과 규모로 압도해 짓밟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규모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거대 기업들과 아이템이 겹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뿐만 아니라 O2O업계 내부에서도 소위 ‘갑질문화’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배 교수는 “플랫폼 경쟁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생기고 이들은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마음대로 가격선정을 하게된다”고 O2O시장 내부 시스템의 폐해에 대해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2O서비스는 여전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다. 예전에 잠시 O2O서비스의 단점으로 유통 문제가 지적됐었다. 아무리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주문하더라도 빠른 배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혀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쿠팡의 사례만을 보더라도 ‘24시간 이내 99% 로켓배송’을 하고 있어 어느새 유통부분에서의 단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렇듯 O2O는 괴물처럼 성장해 가고 있다. 그리고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 O2O의 단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기업이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도 ‘나’라는 ‘데이터’를 가져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지금 당장 나의 편의를 해치지도 않는다는 것, 이것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움: 배성주<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참고 자료: 도서 「스마트폰으로 코끼리 사기」
(정주용 지음, 베가북스)
         이미지 출처: 다음 카카오, ①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568680,

②http://www.huffingtonpost.kr/2015/04/14/story_n_70599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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