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폐지? 무너지는 희망 사다리
사법시험 폐지? 무너지는 희망 사다리
  • 정예림 수습기자
  • 승인 2015.12.29
  • 호수 14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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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은 법조인 양성에 적절한 해답 못 돼…

최근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 간의 논란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법조인을 꿈꾸는 학생들 사이에서 ‘희망 사다리’로 불려 왔던 사법시험의 폐지가 유예됐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법학 과목 35학점만 이수하면 사법시험은 누구나 치를 수 있는 시험이다. 이 35학점 역시 대학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학점은행제나 독학사 제도 등을 통해 쉽게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출신 배경, 능력,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합격자가 배출돼왔다.
사법시험은 원래 2017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될 예정이었다. 이는 1995년에 첫 논의가 시작된 이래 2007년, 2009년에 각각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과 「변호사시험법」이 제정되며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과 변호사시험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매년 천여 명의 법조인을 배출하던 사법시험은 로스쿨 제도 정착을 위해 매년 선발 인원을 감축해왔고 2016년에 200명, 2017년에는 마지막으로 1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이렇게 사법시험 폐지가 진행되던 중에 법무부는 사시 폐지를 4년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을 두고 현재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대한법학교수회의 주장과 사법시험은 예정대로 폐지돼야 한다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움직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회는 집단 자퇴서를 제출하고 학사일정 거부를 결의했으며 1월 변호사시험 응시를 거부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고시생 모임은 삭발식을 진행하고 한양대학교와 서울대학교의 로스쿨 학생회를 형사고발하는 등의 단체 행동을 보이고 있다.
사법시험을 대신해 로스쿨 제도를 만든 대표적인 목적은 △고시 낭인 해소 △고시 준비 위주의 법학 교육으로 인한 부작용 해결 △다양한 전공 출신의 법조인 양성이다. 로스쿨 제도는 이런 긍정적 목적을 위해 도입됐지만 여론은 아직 로스쿨 제도에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점은 로스쿨이 ‘돈스쿨’로 불릴 정도로 학비가 비싸다는 데 있다. 연평균 1,500만 원의 학비는 법조계 진출을 원하는 학생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김광재<사법고시 폐지 반대 전국 대학생연합> 공동대표는 “고액의 학비에 비해 장학금이 지원되는 경우는 소득 하위 10%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 및 경제적 약자들은 로스쿨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로스쿨 제도에는 투명성의 문제도 존재한다. 먼저 로스쿨 입학 전형의 평가 요소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변호사시험법에 따르면 변호사시험의 성적은 불합격자 외에는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로스쿨의 서열화를 막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다. 하지만 성적 비공개로 인해 성적 외의 다른 요인이 대형 로펌 입사와 법관, 검사 임용에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 진영 대다수의 바람은 로스쿨 폐지가 아닌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의 공존’이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법조인 양성의 길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공동대표 김 씨는 “국회에서는 2013년에 경제적 약자의 법조계 진입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로스쿨 외에 경제적 약자를 위해 사법시험을 일부 존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박찬운<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로스쿨 제도가 아직 미정착 단계에 있으므로 법조계가 나서서 함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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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7-30 19:15:14
이 글은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 간의 논란을 다루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은 사법시험 폐지가 유예되어 로스쿨 제도와의 공존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는 것입니다. 로스쿨의 긍정적 목적과 문제점이 언급되었으며, 로스쿨 학비와 투명성 문제가 큰 고민거리로 지적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법조인 양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