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 IN BEAUTY
MEN IN BEAUTY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5.10.31
  • 호수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꾸미는 남자, 그루밍족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하며 자신을 치장하고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라. 자연스레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는 ‘여자’를 떠올리지 않았는가? 하지만 여성만 꾸미고 치장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꾸미는 남자들, 그루밍족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루밍족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신조어로,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했다. 이들은 자신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피부와 두발, 치아 관리는 물론 성형수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외모와 패션에 신경을 쓰는 메트로섹슈얼족(Metrosexual, 남성미와 여성 취향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 남성)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그루밍족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름다움이 경쟁력
현재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남자’는 자신을 가꾸는 모습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을 관리하며 그것이 사회적인 지위나 성공과도 연결돼 묘사되고 있다.
논문 「남성 그루밍 : 아름다움이 권력이다」의 조사에 의하면 남성들이 그루밍을 하는 이유는 △개성표현 △사회적 권력 △유희 △자존감의 네 가지로 분류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퍼센티지를 차지한 것은 △사회적 권력이었다. 남성도 외모를 가꾸어야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성공을 꿈꾸는 현대의 남성들은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내실을 다짐과 더불어 외적인 모습에도 관심을 두고 피부 관리, 체형관리, 세련된 의복착용 등으로 자신만의 감성과 개성을 표현하고자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For HOMME
꾸미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패션 및 뷰티 업계는 그들을 겨냥한 상품을 만들어내기에 분주하다. 기존에 존재했던 남성용 스킨 및 로션의 기초 화장품에서 더 나아가 여성들만 사용했던 BB크림이나 선크림까지도 남성을 타겟으로 한 제품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시중에서는 ‘포맨’(for men) 혹은 ‘옴므’(homme)라는 단어를 포함한 남성 전용 화장품 라인들이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남성용 화장품 라인으로는 ‘라네즈 옴므’, ‘미샤 포맨’, ‘헤라 옴므’, ‘아이오페 옴므’ 그리고 ‘비오템 옴므’가 있다. 이들은 남성들의 그루밍을 위한 스킨, 로션, BB크림, 선블록 로션, 아이크림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들에서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보니 인터넷 블로그에는 남성용 화장품에 대한 후기나 추천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남성용 화장품을 추천해달라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그루밍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는 남성들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남성 전용 화장품이 따로 만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애나<럭셔리 매거진> 뷰티에디터는 “남성 피부는 여성보다 약 25% 정도 더 두껍다. 매일 면도를 하므로 피부 표면의 필요한 각질까지 제거돼 더욱 거칠어지고 피지 분비도 훨씬 활발한 편”이라며 “이 때문에 전문 브랜드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루밍족의 미래는 아주 맑음!
그루밍족을 겨냥한 상품 시장은 관련 업계에서도 ‘블루오션’으로 불린다. 논문 「20-30대 남성의 그루밍 정도에 따른 외모관리행동, 의복선택행동, 의복선호도에 관한 연구」는 그루밍족을 위한 패션뷰티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하는 근거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로 남성의 인구수 비중이 크고, 패션시장을 주도하는 10대~55세까지의 남성 인구가 여성 인구보다 많다는 점, 둘째는 멋 추구에 관한 남성들의 욕구가 그들의 해외활동 경험 및 인터넷 쇼핑 행동의 증가로 자신을 꾸미고자 하는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 셋째는 패션 기업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그루밍족의 미래는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많은, 한 마디로 ‘핫스팟(hot spot)’이다.

한양대 그루밍족, Grow up?
전 세계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그루밍족, 한양대학교에서는 어떨까. 한양대 학생 75명(남자 42명, 여자 33명)을 대상으로 그루밍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루밍족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44%는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56%는 ‘몰랐다’고 답했다. 과반수가 그루밍족에 대해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남자가 꾸미는 것에 대해서는 88%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그루밍족’이라는 개념 자체는 몰랐어도 꾸미는 것이 더 이상 여성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어서 남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자신을 꾸미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42.9%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약 43%의 남학생들이 자신을 그루밍족이라고 답한 것이다. 생각 외로 남학생들은 자신을 가꾸고 손질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관식으로 물어본 ‘관심 있는 그루밍 분야’에 대한 질문에도 눈썹관리, 피부관리 등 미용 부분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꾸미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내 남자친구가 그런다고 생각하면 싫다”는 응답도 있었다. 대체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남성의 그루밍이 ‘과하다’는 인식도 어느 정도는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과하지만 않다면 괜찮다’는 의견들이 더 우세한 것이 사실이니 남자들이여, 주저하지 말고 자신을 꾸며라!

정진영 기자 jjy319@hanyang.ac.kr
도움: 박애나<럭셔리 매거진> 뷰티에디터
참고: 논문 「남성 그루밍 : 아름다움이 권력이다」(성영신 외, 2008)
     논문 「20-30대 남성의 그루밍 정도에 따른 외모관리행동, 의복선택행동, 의복선호도에 관한 연구」(김칠순 외, 20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