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로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범기업 로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5.10.10
  • 호수 142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쓰비시 엘리베이터, 안전성 vs. 전범기업의 양면성
국제관 건물과 최근 신축된 정몽구 미래자동차 연구센터는 교내에서 유일하게 미쓰비시 사의 엘리베이터를 사용한다. 지난달 11일, 한양대학교 홈페이지 소통한대 게시판에 이 문제와 관련해 ‘교내 전범기업 로고 삭제관련 건의’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전범기업 제품의 학내 사용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학내 전범기업의 제품 사용에 대한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통한 자체 설문 조사 결과 설문 조사에 참여한 105명의 학생들 중 67.6%는 교내 건물에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사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것에 대한 문제 의식을 표명했다. 더불어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 중 54.5%는 즉시 미쓰비시 사의 엘리베이터 사용을 철회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학내 전범기업 엘리베이터, 67.6% 문제라고 답해 그 중 54.5%는 엘리베이터 사용 당장 철회 필요 제 2차 세계대전 중 ‘근로정신대’란 이름으로 한국의 여성을 동원한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그룹(이하 미쓰비시)은 당시 조선인의 강제 징용 및 상습적인 임금 체납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일삼았다. 미쓰비시는 지난 7월 20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 노동에 징용됐던 미국인 포로와 가족에게 정식 사과를 시작한 이후 중국 및 유럽 각국의 피해자들에게 사과의사 표명과 더불어 금전적 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강제노역의 대상자 중 한국인 피해자에게만 사과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쓰비시의 위와 같은 비인간적, 차별적 행보는 광복 70주년과 더불어 국내 사회의 실천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한 시민모임’은 광주지역 시민단체와 연계해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차별적 대우에 대응해 미쓰비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학생의 게시 글에도 위와 같은 부분이 반영돼 있다. 더불어 작성자는 전범기업 로고의 사용이 한양대학교 창립자 백남 김연준 선생이 제시한 ‘기술교육으로 일제 지배하에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설립이념과 배치되기 때문에 사용을 중지할 것을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의견에 대해 간의철<관리처 시설팀> 차장은 “해당 엘리베이터의 선정기준은 △안전성 △유지 관리 △탑승감이라는 세 항목이었다”라며 “미쓰비시가 가장 품질이 우수하고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즉, 미쓰비시 엘리베이터의 사용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학생 A군은 “전범기업인지 알고 본다면 미쓰비시의 로고는 대단히 불편한 일”이라며 미쓰비시 사 제품의 학내 사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덧붙여 이런 학교 측의 입장에 대해 A군은 “엘리베이터 성능을 차치하고라도 학교의 전범기업 제품 사용은 지양해야 할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총학생회장 박종진<정책대 정책학과 10> 군도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안전과 더불어 기본적인 윤리 역시 지켜져야 되는 사항이기에 아쉬움이 느껴진다”라며 “학생들의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요구 사항이 전달되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반대되는 의견을 보이는 학생도 많다. 실제로 과거사 청산은 적극 동의하지만, 경제적 문제와 과거사 청산은 다른 분야에서 논의돼야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과거사 청산에는 동의, 하지만 현실적으로 엘리베이터 사용 피하기는 어려워 본지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미쓰비시의 엘리베이터 로고가 학내 건물에 사용되는 문제에 대해 32.4%의 학생은 ‘학교 자율에 달린 문제일 뿐이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반응’이라고 답했다. 또한 문제가 된다고 답한 67.6%의 학생들 중에서도 45.5%는 일단 미쓰비시 로고는 그대로 두되 추후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김태형<의대 의학과 13> 군은 “시장의 논리에 기반한 경제적 효율성과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나 도덕적 책임성까지 고려한다 하더라도 비용 대비 효율 측면에서 미쓰비시 엘리베이터를 그대로 사용하는 편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며 “물론 전범기업의 과거를 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현실적 효율성 측면에서 학교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간 팀장은 “미쓰비시 엘리베이터를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부품 수급도 원활하고 타 기업에 비해 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안전성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간 팀장은 “이번 선정은 과거사 문제 등이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 전인 2년 전에 진행된 일이었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시공사 선정 시에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이영선 기자 fatlittlepig@hanyang.ac.kr 공동취재 : 공진수<한양경영신문> 기자 ※ 본 기사는 한대신문과 한양경영신문이 공동 취재한 기사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황예도 2023-07-30 19:23:36
이 글은 한양대학교 내에서 미쓰비시 엘리베이터 사용과 관련하여 학생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는 내용입니다. 학생들 중 일부는 전범기업 로고 사용에 대해 문제 의식을 표명하고, 철회를 주장하고 있으며, 불매운동을 시작한 단체도 나왔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안전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하여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도 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온 이 글은 학생들과 학교 측의 상호작용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중요한 토론의 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