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하다]도덕 교과서에서 벗어나 현실에서도
[말, 하다]도덕 교과서에서 벗어나 현실에서도
  • 송유정 기자
  • 승인 2015.05.30
  • 호수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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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ERICA캠퍼스 교직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교직원 식당은 주요 손님이 교직원이기는 하지만, 일반 학생들도 이용 가능하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하는 일은 퇴식대에서 그릇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식판을 퇴식대에 갖다 놓으면 아르바이트생은 잔반을 비우고 그릇들을 쌓는다. 필자가 이곳에서 일한 지는 두 달이 조금 안되지만 일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던 점은 일부 학생들이 규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당에서는 잔반을 국그릇에 모아오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잔반은 국그릇에’라고 쓰여 있는 종이는 식당 안 이곳저곳에 위치해 있으며 퇴식대 바로 앞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위와 같은 규칙은 식당 내에서의 접시 회전율을 높이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사람이 매우 많은 교직원 식당의 특성상 손님이 갖다준 식판과 그릇을 빠르게 치우지 않으면 손님이 식판을 든 채로 줄을 길게 서야 하고 식당 안이 더 혼잡해진다. 그 피해는 고객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학생들은 밥 그릇, 반찬 그릇, 국 그릇 전부에 잔반이 들어있는 채로 식판을 버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피해를 주고 있다.

결국 규칙을 만든 이유는 식당 전체의 편의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당연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잊으려고 하는 듯 하다.

사실 잔반을 모아 오는 것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일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 1분이 아깝고 귀찮아 남은 반찬을 모아 오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신의 1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1분 역시 소중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한 명 한 명의 배려가 식당 전체의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요소라는 사실은 어린 시절 교과서를 통해 이미 배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이번 ERICA캠퍼스의 축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축제에 온 연예인을 보기 위해 학우들을 앞으로 밀쳐 펜스가 무너진 사고다. 연예인을 한 걸음 더 앞에서 보기 위한 욕심이 큰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총학생회장이 모두 한 걸음씩만 물러나 달라고 부탁했지만 학생들은 들은 체 만 체 했다. 적어도 수준 있는 ERICA캠퍼스 학생이라면, 큰 질서를 위해 한 걸음 물러나는 자세가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밖에도 밤 시간대에 캠퍼스 내를 걸어다니며 흡연하는 학생들과 창의인재원 계단 통로에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한 학생복지관과 호수공원, 셔틀콕 등 학생들의 쉼터에는 많은 쓰레기들이 처리되지 않고 벤치나 의자 위에 존재한다.

학교라는 사회에서 지켜야 할 여러 가지 규칙들은 많이 존재한다. 어떤 경우에서든, 우리는 잠시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 도덕책에서 배운 ‘배려’하는 자세를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그 배려로 인한 편의는 자신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박현성<경상대 경영학부 14>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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